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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꿈은 없고요. 퇴근은 하고 싶어요.

출근은 하기 싫지만, 살아는 봐야 하니까

by 그래도한나 Mar 18. 2025

출근길, 지하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어제와 같은 길, 같은 시간, 같은 표정의 사람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떠올려 보지만, 사실 다 거기서 거기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정리한다. 회의를 듣고, 보고서를 수정하고, 점심을 먹고, 또 같은 업무의 반복. 가끔은 내가 로봇이 된 것만 같다.


"꿈이 뭐야?" 누군가 묻는다. 한참을 머뭇이다가 그냥 웃고 만다. 어릴 땐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저 무사히 하루를 넘기는 게 목표가 되어버렸다. 퇴근이 가까워질수록 가벼워지는 발걸음이, 지금의 내 소망을 말해주는 듯하다.


자기 계발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해,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하지만 퇴근 후 내가 바라는 건, 새로운 목표가 아니라 그저 소파에 누워 쉬는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원동력은 있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한 잔, 점심시간의 산책, 퇴근길에 듣는 음악.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이 작은 순간들이 하루를 살아가게 만든다.


꿈이 없다고 해서 삶이 무의미한 건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내일도, 다시 한번 그렇게 살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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