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여행_시즈오카_싱싱한 생선회가 미친 가격]
페리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배가 많이 고팠다. 지금까지 커피 한 잔과 사과 한쪽 먹은 게 전부다.
시미즈는 항구가 있어 상대적으로 생선이 저렴하다. 역에서 가까운 시미즈항 수산시장으로 갔다. 페리 셔틀버스에서 건너편으로 걸으면 10분 거리다. 오전 11시로 어느 음식점이든 자리는 많았다. 회 종류도 많고 그중 덮밥을 판매하는 가게에 써 붙인 '평일 30그릇 한정'이라는 문구를 보고 들어갔다. 정말 한정일까.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인다. 튀김을 추가해 정식으로 주문했다.
바다를 정원삼아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가격은 15,000원도 넘지 않는데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간장소스가 별도로 나와 뿌려먹으라는 설명을 듣고 간장 맛을 보니 짠맛이 강하지 않다.
옆사람이 와사비를 간장에 섞어 덮밥에 올리는 걸 보고 나도 따라 했다. 역시, 와사비는 신의 한 수다. 언제 먹어도 찰떡궁합이다.
와사비는 소독효과도 있고 비린맛도 중화시키기 때문에 특히, 생선이 들어가는 음식에는 잘 어울린다. 미소 된장국도 짝꿍처럼 식사할 때 함께 나오는데 공통적으로 짜다. 소금 맛이라 옆에 있는 녹차물을 넣었더니 이게 웬일인지, 감칠맛이 난다. 특유의 짠내를 없애주고 녹차의 삼삼하고 씁쓸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돋워준다. 그다음부터 미소 된장국을 먹을 때는 찻물을 넣어서 먹었다.
현지 식당에서 음식을 꼭 먹어보려고 했는데 이번 여행은 4시부터 해가 떨어져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커피 마실 시간도 없는데 어디를 가도 대기가 많아 쉽지 않았는데 맛있게 먹었다. 입에 녹는 부드러운 제철 회를 먹기 위해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국내에서 이 퀄리티로 먹으려면 30,000원은 넘을 텐데 이런 재미도 있어야 여행의 맛도 나는 게 아닐까. 회를 보니 밥보다 좋아하는 작은언니와 형부가 생각난다. 삼시 세끼를 회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부인데, 혼자 먹으려니 미안하다. 함께 올 수만 있다면 푸짐하게 통 크게 회 한 접시, 아니 두 접시를 먹으며 진한 사케 한 잔 하고 싶다. 낮술이 간절히 생각난다.
나에게 여행이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불현듯 가족이 생각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