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릴스 그리고 쇼츠까지. 이제는 숏폼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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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컨텐츠는 틱톡을 시초로 발달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틱톡에 그렇게나 재미를 느끼는 것일까? 분명 다들 중국앱 같다고 싫어했는데.. 어느새 숏며들어버린 이유가 무엇일까?
틱톡이 사랑받는 소셜서비스로 우뚝서게 된 이유는 4가지로 보인다.
1) 쉽다
2) 새롭다
3) 평등하다
4) 같이 하고싶다
만드는 것도, 보는 것도 쉽다
컨텐츠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성질 중 하나는 만드는 것이 쉬워야 한다. 텍스트 컨텐츠와 이미지 컨텐츠의 세계를 먼저 살펴보자. 트위터는 140자의 짧은 글만 써서 올리면 되고, 인스타그램은 사진 한 장 찍어서 올리면 된다. 게시물보다 스토리가 더 많이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로 카메라 앱을 켜지 않아도, 보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눈앞에 있는 장면을 찍고, 감상 한 줄만 적어내면 된다.
한편 지금까지 영상의 세계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중 날 것은 없고, 프리미어나 파이널 컷 같은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거쳐 만들어져왔다. 혹여나 친구나 동료가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안다고 하면 대단한 능력인양 흥미로운 눈빛 세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틱톡은 해냈다. 카메라 앱 대신 틱톡을 켜고 필터나 이펙트를 활용해서 찍으면 된다. 핸드폰을 가로로 돌리지 않아도 되고, 배경음악을 찾기 위해 다른 앱을 켜지 않아도 된다. 그냥 '틱톡'만 하면 된다.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쉽다. TV를 켜면 채널이 나오는 것 처럼, 틱톡을 켜면 영상이 플레이 된다. TV에서 재미없는 방송이 나오면 리모콘 버튼을 눌러 위아래로 채널을 돌려보듯, 틱톡에서도 위아래로 스크롤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TV와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틱톡은 내가 좋아할 만한 채널만 골라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틱톡의 홈탭은 추천 피드로, 영어 버전의 앱에는 For You 탭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유저마다 개인화된 컨텐츠가 노출된다. 처음에 계정을 만들면 데이터가 없으니 글로벌 트렌드 영상을 보여주겠지만, 끝까지 재생한 컨텐츠가 많아질 수록, 좋아요나 댓글을 달거나 팔로우를 하는 등 활동이 많아질 수록 그 추천은 정확해진다.
틱톡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 없다. 앱을 켜고 영상이 재미있으면 30초쯤 보다가, 재미 없는 영상이 나오면 1초만에 넘겨버리고, 또 재미있는 영상은 끝까지 보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아마 20분 뒤에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만 틀어줄 것이다.
새롭다
지금까지 이렇게 터무니없이 웃긴 컨텐츠만 모아놓는 플랫폼은 없었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어딘가 멋있어서 닮고싶은, 말그대로 완벽한 모습만이 올라온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하다는 신조어가 그냥 생긴게 아니다. 한편, 틱톡은 패러디로 시작해서 장난으로 끝난다. 누군가를 바보로 만들거나 혹은 자신이 바보가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날 것의 영상이 재생되는 이 컨텐츠 플랫폼은 한없이 새롭기만 하다.
이 새로움은 틱톡이 재밌다고 평가받는데 큰 역할을 한다. 알다시피 재미는 한 가지 성질을 띄는 것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잘난 내 모습을 자랑하거나 좋아보이는 남의 일상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는 것 처럼, 틱톡에는 이런게 다 있었어?싶은 신기함에서 재미가 나온다. 보면 알겠지만 어머, 이런 것도 있네나 오, 이런 것도 있군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기이한 것을 처음 본 순간 나오는 감탄사에 가깝다.
아마 이런 성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틱톡과 가까워지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누가 이러고 살아..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24시간 살지는 않아도 한 20초 정도는 이렇게 노는 사람이 있을 법하다는 생각도 든다.
(순한맛) 고양이 털을 모아 모자를 만든다든지..
https://www.tiktok.com/@sonyakisa8/video/6877840866619231490
(매운맛) 길을 걷다 높이 쌓은 상자를 무너뜨리는 몰카를 찍는다든지..
https://www.tiktok.com/@orzutiextra/video/6903569768754826498
(마라맛) 말짱한 얼굴로 악마를 만든다든지..
https://www.tiktok.com/@olgaorlova112/video/6905971809645088001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도 한 번쯤 이런 장난을 치고싶다고 생각해봤을만한 장면들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많이 있다. 내 브런치에 올렸다가 틱톡에 대해 영영 궁금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링크를 공유할 생각은 없다.) 다른 소셜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움 때문에 유저들, 특히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는 Z세대는 틱톡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평등하다
틱톡 앱을 켜면 가장 먼저 추천 피드인 홈 탭으로 랜딩된다. 거의 모든 컨텐츠 소비가 추천 피드에서 일어나는데 이는 틱톡의 자랑, 알고리즘 덕분이다. 당연히 컨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알고리즘덕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할 것이다. 항간에 도는 루머로는 #Foryou나 #추천이라는 태그를 쓰면 노출될 확률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늘 #Foryou와 #Foryoupage, #fyp라는 해시태그는 틱톡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해시태그에 들어간다.
만약 이 브런치를 읽고 있는 시점에 위의 사이트에 들어가더라도 거의 100%의 확률로 1위, 2위, 3위는 저 해시태그들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저 해시태그를 쓴다고해서 실제로 알고리즘에 반영될 확률은 낮을 것 같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초기에 반영이 되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바뀌었을 것이고, 실제로 추천 피드를 보다보면 해시태그가 아예 없는 영상도 아주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틱톡의 알고리즘은 당연히 기업의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좋아요나 관심 없음, 동영상 공유, 팔로잉 등의 틱톡 앱 내 활동과 영상 자체의 자막, 소리, 해시태그 등을 바탕으로 좋아할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유튜브 홈 탭에서 좋아할 만한 영상을 추천 받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구독자가 10명 대인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추천받을 확률이 매우 적은 것과 달리, 틱톡에서는 팔로워가 적더라도 추천 피드에 노출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올라온 영상이 1개 밖에 없는데, 그 영상이 대박나서 조회수 200만을 찍는 경우도 왕왕 있다. 틱톡은 이렇게 크리에이터의 유명세와 상관없이 컨텐츠 자체만을 분석하여 취향에 맞을만한 유저에게 영상을 노출한다.
만약 빠르게 인플루언서가 되고싶은데, 유튜브랑 인스타그램으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틱톡으로 오자. 틱톡에서는 아주 빨리 영상이 노출되고, 팔로워도 빠르게 모을 수 있다. 유저들이 팔로잉에 후한 편이고, 다단계 알바도 있다고 들었다(...). 얼마나 평등한지 동남아나 아랍, 혹은 가까이에있는 러시아나 일본 사람들의 취향에 맞으면 거기서 빵 터질 수도 있다.
다른 소셜 앱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크리에이터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메인에 노출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작가의 마음과 같다. 아마 한 번이라도 글이 메인에 노출된 작가는 그 쾌감을 잊지 못해 또 올리고 또 올릴 것이다. 틱톡의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이다. 유튜브 계정을 만들었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아 조회수가 10-20을 전전하고, 인스타그램에서도 포스팅을 올리면 지인들만 좋아요를 몇 십개, 많으면 몇 백개를 눌러준다. 하지만 틱톡에서는 몇 번만 컨텐츠를 테스트해보고 감을 잡으면 좋아요가 천 단위, 조회수는 만 단위가 나온다. 여기서 대박나는 순간 100K의 조회수를 맛볼 수도 있다. 대단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중학생도 겪는 일이다.
같이하고 싶다
단언컨대 지금의 틱톡을 만든 것은 #챌린지 문화이다. 제작년인 2019년, 전세계 모든 셀럽이 참여했던 챌린지가 있다. 바로 #병뚜껑챌린지(영어로는 #Bottlecap)이다. 방탄소년단도 했으니 말 다했다.
지금의 틱톡을 만든 것은 챌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틱톡 측에서도 챌린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실제로 틱톡 초기에는 직원들이 될만한 챌린지를 만들어내고 독려하는데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게다가 앱의 두 번째 탭인 검색탭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챌린지로 가득차있다. 배너에는 틱톡 팀이 가장 밀고싶은 챌린지와 홍보할 만한 소식이 있고, 그 아래는 인기 해시태그와 인기 음악이 나열되어 있다.
특히 첫 번째 스크린샷에 있는 #똥밟았네 챌린지는 틱톡답게 운영되는 챌린지이다. 원래 똥밟았네는 EBS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수록된 노래이다. 유튜브에서 우연찮게 노래가 흥하게 되었고, EBS는 발빠르게 똥밟았네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열게 된다. 노래 제목만 봐도 느껴지지만 틱톡스러운 곡과 춤이기에 3대 플랫폼 중 틱톡의 이름이 가장 먼저 적혀있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 챌린지의 바통을 받아든 틱톡. 바로 검색탭 상단에 노출하여 틱톡 유저들이 이 트렌드에 올라타 더욱 재미있게 놀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다.
뿐만 아니라 틱톡은 다른 유저와 함께 놀 수 있도록 앱 차원에서 기능도 만들어줬는데, 듀엣과 이어찍기 그리고 댓글에 회신이다.
듀엣 기능은 다른 크리에이터가 올린 영상과 내 영상이 좌우나 상하로 배치되어 동시에 재생되도록 만드는 영상이다. 다른 두 영상의 조합으로 새로운 컨텐츠가 만들어지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순한맛) 노래를 함께 부를 수도 있고,
https://www.tiktok.com/@korasplanet/video/6857970538422357253
(매운맛) 남의 요리에 훈수를 둘 수도 있고(리얼 고든램지)
https://www.tiktok.com/@gordonramsayofficial/video/6875796137140391173
(순한맛) 남이 잘라주는 나무를 먹을 수도 있다!
https://www.tiktok.com/@jeeseokjin/video/6957866922448784641
이어찍기는 말그대로 다른 크리에이터의 영상 다음에 내 영상을 갖다 붙여서 연속으로 재생되도록 만드는 기능이다. 대부분 다른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그대로 해보는 내용이 많다.
(순한맛) 턱 근육을 발달시키는 영상을 보고 다른 것을 발달시켜보기도 하고
https://www.tiktok.com/@jjjjjjjjj99990/video/6962016599318531330
(매운맛) 필터를 쓰는 방법을 배우고 놀란 리액션을 함께 담기도 하고
https://www.tiktok.com/@yur2ruy/video/6890826980678176001
(마라맛) 똑같이 시도해보지만 망해버리기도 한다.
https://www.tiktok.com/@_ehiz/video/6884624676643933442
참고로 이 분야 최고는 한심좌이다. 위에 첨부한 세 개의 컨텐츠와 달리 한심좌의 컨텐츠는 이어찍기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함으로써 아예 새로운 재미를 줬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https://www.tiktok.com/@khaby.lame/video/6981831501742755078
댓글로 회신 기능은 크리에이터의 영상에 댓글로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댓글을 참조하여 영상을 올릴 수 있다. 대댓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https://www.tiktok.com/@logoaj21/video/6982195213888474373
위의 계정은 로고 디자이너 AJ21의 계정인데, 댓글로 요청을 받아 로고 디자인을 해주는(!) 계정이다. 위의 스크린샷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전 게시물에 Pablo가 댓글로 로고를 요청했는데, 요청을 받아 로고를 작업해주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냈다. 댓글에 대댓글과 좋아요로 상호작용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영상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다니. 틱톡다운 발상이다.
지금까지 틱톡이 컨텐츠 플랫폼으로서 왜 흥하게 되었는지 4가지 이유와 함께 살펴보았다. 혹시 이 중에 한 개라도 재미를 느꼈다면 틱톡을 깔아보길 바란다. 틱톡은 겉에서 보는 것 보다 직접 볼 때 더 (이상하고) 재미있다. 처음에는 이 시대가 어떻게 되려고...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글쎄. 틱톡은 이 시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피카소가 처음 입체파의 그림을 그려냈을 때 앙리 마티스가 말했다. 도대체 뭘 그린거냐고. 틱톡도 마찬가지의 시류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