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까? 싫을까?
얼마 전,
이렇게 종이 편지를 받았어요!
...
... 가 아니라
이렇게 종이 편지로 소식을 보내는 시도를 하는 곳을 만났어요.
여성환경연대에서 얼마 전 시작한 편지 소식지! https://www.ecofem.or.kr/68/?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20376896&t=board
이렇게 편지지와 엽서가 들어있는 종이봉투를 건네받고
봉투를 열어 편지를 꺼내 읽어 내려가니
아, 뭔가
뉴스레터를 종이로 보낼 생각조차 안 했던 저의 깊은 한 구석을 끌어올려준 어떤 것을 만난 것 같았어요.
제가 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소식과 생각을 SNS를 통하여 나누는 것은 뭔가 한계가 있었어서
뉴스레터 발행을 생각하다가
이 브런치스토리로 결정한 것이었는데...
왜 내 이야기로 글을 쓰려고 하는가 (brunch.co.kr)
그런데
'이 시대에 누가 내가 보낸다고 하는 편지를 구독하려고 하겠어.'라는 생각에 벌써
종이 편지를 다수에게 장기적으로 보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곧 하다가 말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아날로그라이프를 지향한다고 말하고 있었으면서
계속 스마트폰과 컴퓨터 쓸 일을 만들고 살고 있는데
이 편지로 인하여 잊고 있던 예전의 나를 조금은 되찾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조금 이 세상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었고,
시대가 계속 변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요즘 정보와 소통의 홍수 시대에 자기가 구독 신청해 놓고도 안 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그래서 그 홍수 안에서 자신의 것을 만들어 가려는 소수의 사람들, 그런 0.00000001%의 분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 수 있도록 손 들어 보여 주기를 먼저 시작해보고 있는 분들을 만난 것 같아 반가웠어요.
그리고
디지털 소통으로 인한 단점을 생각하면, 저런 아날로그적인 소통은 매우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편으로는 쇼츠와 같이 짧고 자극적인 소통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시점에
이제 조금씩 우리
직접 만나고 눈을 보고 대화하고 우편으로 소통하는 삶을 향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오고 있지 않나 싶어요.
두 가지가 공존해야 할 시점
사실 아직 혹은 이미 많은 분들이 소식지를 우편으로 받고 있어요.
어떤 잡지는 구독제로 우편으로 보내주고, 각종 기관에서도 기관소식지를 발행하여 보내주고, 종이 신문도 있고요.
그러니
이러한 편지 형식의 소식지가 외계인 문화는 아닐 것이란 말이죠...?!
누군가가 나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그 편지를 기다리고, 받으면 반갑고, 소중히 간직할 것 같으세요?
아니면 우선 낯설고, 받으면 귀찮을 것 같고, 어디에 보관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버릴 것 같으세요?
아니면...
어떨 것 같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