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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Apr 08. 2024

남자 둘과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란...

아빠랑 도쿄 여행(5)

이제 여행도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오늘은 넷째 날로 여유 있게 늦은 오후에 시부야만 살짝 구경하기로 했다. 아빠는 시부야 스크램블을 구경하고 싶어 했고, 사촌동생은 시부야 스카이에서 노을을 보고 싶어 했다.


그 둘을 보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좀 더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 4시쯤부터 함께 만나 2시간 정도 시부야 스크램블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뒤 시부야 스카이로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시부야 스크램블은 2시간 내리 볼만한 것은 아니고 사실 지나가면서 살짝 봐도 되는 정도이다. 그래도 만약 카페를 좋아한다면 그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사거리의 각 코너별로 3곳이 있다. 호시노 카페, 스타벅스, 그리고 록시땅 카페.


이 중 호시노 카페는 일본식 카페 체인점으로,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일본식을 가야지 하고 호시노 카페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앞에 가보니 자리를 마음대로 정할 수가 없는 시스템이었으며, 왠지 한 번에 입장해야 할 것 같았다. 우리는 그곳에서 먼저 온 사람이 자리를 잡아놓고 만나기로 했기에 부적절했다. 게다가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거의 나무에 가려 원하는 풍경은 잘 안 보일 거 같았다.


다음으로 스타벅스는 셋 중 가장 만만한 카페인만큼 카페 밖에까지 긴 줄이 있었다. 밖에서 그 줄을 보고는 바로 록시땅 카페로 향했다.


역시 대기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우선 안으로 들어가서 앉아서 대기할 수는 있었으며, 금방 자리가 났다. 처음 안내받은 자리는 창가자리는 아니었지만 창가자리가 비어있길래 일부러 요구를 하여 창가 자리를 잡았다. 나름 어렵게 잡은 자리였다.


시부야 스크램블이 내려다보이는 록시땅 카페


그러나 이 50대 후반 남성과 10대 티를 아직 못 벗은 남성과 함께 카페에서 2시간이나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화를 할 줄도, 가만히 있을 줄도 모르는 그들이다. 사촌동생은 지루한 티를 팍팍 냈다. 겨우 4시 반쯤 우리는 여기서 1시간 반을 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래 노을을 본 뒤 저녁을 먹으려 했지만, 저녁을 먹고 노을을 보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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