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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Apr 15. 2024

내가 그린 도쿄 그림

아빠랑 도쿄 여행(7)

이 큰 도시에서 세 사람이 5박 6일을 모든 시간을 붙어 있을 수는 없다. 성별도 세대도 취향도 다 다른 우리는 4일 차, 5일 차를 자유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5일 차의 자유시간은 아키하바라에서 주어졌다. 신기하게도! 나는 그림을 그리러 갔고, 아빠는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구경했으며, 사촌동생은 애니메이션 굿즈를 구경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세 사람이 각자 하고 싶은 것이 달랐는데 그것이 아키하바라라는 한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걱정이 컸다. 무언가 처음부터 삐걱거렸고, 서로에 대한 괜한 미움만 커지고 감정의 골만 깊어질까 봐... 그러나 그래도 이 여행을 기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서일까, 혹은 그래도 이 며칠간 서로에 대한 이해를 키워서일까, 여행은 웃으며 마무리되고 있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는 엄마와의 통화 이후일까, 그림을 그리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성찰을 해서일까, 아빠에 대한 좋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기 시작했다.


도쿄에는 타쿠마 선생님의 아트 클래스가 있었다. 나는 못 올라간 시부야 스카이와 못 본 노을에 대한 아쉬움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모두가 절망했다가, 꿩 대신 닭으로 대체 스폿을 아빠가 찾아냈을 때 모두의 마음이 싹 풀어졌던 그 순간도 기억하며. 그리고 노을은 계획해서 볼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기며,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선물로 다시 나타날 짙은 노을을 기대하며. 남은 여행 기간 허리 통증의 여운을 길게 남긴 디즈니와, 원래 느린데 나이 들어 더 느린 아빠를 자꾸 재촉한 데에 대한 반성도 그림에 담았다.


도쿄 여행 그림
타쿠마 선생님과 나

도쿄 아트 클래스 예약 링크: https://www.airbnb.co.kr/experiences/538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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