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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Apr 17. 2024

여행 에세이보다 일상 에세이가 어려운 이유

아빠랑 도쿄 여행(9)


바로 지난주의 여행에서는 현지 친구만을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번 주의 여행은 쉽지 않은 자유여행이었다. 첫 끼부터 잘못 주문했고,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기차표를 사는 데 애를 먹었다. 애매하게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의견의 불일치가 많았는데, 우리의 합의점이 정답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


복잡한 도쿄의 대중교통


7월 말의 도쿄는 매우 더웠다. 그러나 적어도 서울보다는 견딜만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다이바로 가는 지상철에서 그 이유를 추측했다. 초록초록한 도쿄 시티에는 은근히 풀, 나무 등 녹지가 많았는데, 왠지 그것이 이 도시의 온도를 1도는 낮추어주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에코시티 도쿄


여행을 다녀오면서 글이 한 편씩 써오고 있는데, 왜 일상에서는 글 한 편 한 편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나름대로 답을 찾아보자면, 여행은 그 끝이 이미 났으나 일상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뿐이다. 아주 길고 지루한 이야기인 것이다. 여행 중에 써온 글을 업로드하기 위해서 다시 읽게 되면, 수정할 부분들이 반드시 있다. 그땐 오해했다가 나중에 오해가 풀린 것들도 있고, 그때는 심각했던 감정들이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사소하고 글로 쓰지 않았으면 기억조차 나지 않았을 것들도 많다.


여하튼 별로 좋지 않다고 여겼던 날에도 그래도 그 순간 도쿄에 있다는 사실이 꽤 좋았는데, 여행자의 신분과 호텔의 쾌적함, 독방의 자유로움, 여유, 그리고 돌아갈 현실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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