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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Apr 23. 2024

여행 그 후, 다시 일상

아빠랑 도쿄 여행(10)

마지막 날 짐을 싸고, 돌아갈 일상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타인을 알고 나를 알듯, 여행을 통해 다른 도시를 보고 내가 사는 도시를 다시 본다. 홍콩 야경을 보고 와서 한강의 야경을 낯선 시선으로 다시 보게 된 적이 있다. 서울 야경이 이렇게 담백했었나. 중국 여행에서 중국의 생활 여건을 보고 와 내가 누리는 모든 생활 여건을 다시 보게 되었다. 도쿄의 지하철을 타 보고, 서울의 대중교통이 얼마나 편리하고 깔끔한지 알게 된다. 물론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도 있다. 


그러나 다 떠나서 한국이 정말로 빠른 속도로 좋아진다라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 


울면서 시작했던 여행도 웃으면서 잘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꿈은 정말 끝이고, 완전한 일상, 그리고 기다리던 일상이다. 겨우 2주 자리를 비웠는데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이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나의 본분에 필요한 일들을 확인하고 찾아보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어서 개학이나 해서 더 억지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쉴 만큼 쉬고 놀만큼 놀아 지난 학기의 고생은 다 잊었나 보다. 참 쉬운 인간이다. 


그런데, 이제 정말 여행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을 마치자마자 또 다음 여행을 생각하는 건 왜일까. 한다고 해소되는 게 아니라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은 게 여행이다.


현실을 살자, 현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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