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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혜윰 May 26. 2024

깨달음

그래서 더 의연해질 수 있었던

나만의 ‘인생 깨달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요즘 제 주변에는 결혼과 미래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는데요.


“인생은 타이밍이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는 말을 자주 해요. 사실 이건 제 경험담에서 나온 말이에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도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어요. 그 당시 만났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2년이 넘게 공백기가 있었고 소개팅도 열심히 해봤지만, 점점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세 번의 소개팅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만남에 에너지를 쏟는 게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운명을 믿어서 자연스럽게 만나 깊어지는 관계를 지향했는데 억지로 관계를 맺으려니 스트레스도 생겼어요. 인간관계에 지쳐갈 무렵, 코리빙 하우스로 독립했고 처음으로 저 자신을 돌보게 됐어요. 취향이 점차 선명해졌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독립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저는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었더라고요. 그렇게 시간도, 물리적인 공간도, 저의 것이 되니까 인생이 너무 즐거워졌어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초대로 이웃 모임에 나갔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그는 제가 꾸며놓은 방과 주말에 혼자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대요. 대화를 해보니 저의 자신감 있는 말투에 반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노는 게 재밌어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소중해서 비혼주의자처럼 결혼은 안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저를 존중해주는 좋은 인연을 만나 연애한 지 3개월 만에 결혼 준비를 시작해 버렸어요. 그도 사업을 하고 있어 결혼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했었는데 서로가 ‘이 사람이다.’ 싶었던 거죠.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저희끼리도 웃으면서 아직도 연애 시절을 떠올리곤 해요. 당장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랑도, 결혼도 타이밍인 것 같아요. 나의 삶을 잘 가꾸고 나를 돌봐주다 보면, 남은 생을 함께할 귀한 인연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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