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1)

현존수업

by 러비

조금 과장 섞어서 내 인생은 현존 수업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할 수 있다. '현존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나는 실질적인 마음의 변화를 많이 겪었다. 이 책은 10주간의 명상 실전 편이 수록되어 있어 내가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매일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 명상을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솔직히 쉽게 읽히는 책도 아닌 데다가 명상을 하루에 15분씩, 아침저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혼자 카페까지 가서 마음을 다잡고 읽기 시작한 게 첫 번째였다. 한 줄 한 줄 이해하느라 느릿느릿하게 읽어서 앞부분만 읽는데 한 일주일 걸렸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굳이 마음을 굳게 먹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 첫 번째의 현존수업을 시작한 건 2023년 9월이었다. 10주 x7일, 총 70일 동안 진행되는 이 과정을 2023년에 한 번, 2024년에 세 번했고, 2025년을 맞이해 5번째로 진행 중이다.


주변사람에게 권하기는 쉽지 않은 카테고리라서 단 한 명에게만 이 책에 대해서 말했다. 중간중간 내가 현존수업을 얼마나 진행하고 있고, 그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 더 이상 현존수업을 하라고 부추기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 가치를 알아듣지 못한다면 책을 사더라도 보지도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날 책을 샀다고 말해왔다. 지금은 벌써 2회 차에 접어들었다고.


현존수업이라는 책과 그 경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나는 너무 좋았다. 이 책을 계기로 더 많은 이야기들(일상, 사회, 정치, 종교, 철학 등 모든 분야)을 '영성'의 관점에서 대화 나눌 수 있었고, 서로의 시야가 확장되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내 속에만 갇혀 있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달까.


브런치에도 블로그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현존수업이라는 책을 접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에 가끔 <현존수업>을 지나가듯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24년 끝 무렵에 이 [나도 퇴사했습니다만]을 연재하면서 내 사업의 전환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그건 바로 이 현존수업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 사업의 전환점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아예 현존수업을 한 지면 통째로 할애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현존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책도 많다. 지금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보통 이런 종류이기는 한데 그래도 모든 책들이 각각의 통찰력을 준다. 분명 비슷한 내용인데, 다른 책에서는 좀 알기 어려웠던 내용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거나, 또 다른 깨달음을 준다. 심지어 더 이해하기 쉽고 재밌기도 한 책들도 많다. 그런데 끝내 현존수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유는 이 현존수업이 내 중심을 잡아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현존수업은 나에게는 조금 교과서 같은 느낌도 있다. 잘 편집되어 있어서 이 교과서만 봐도 충분하지만 뭔가 좀 어렵고 이해가 가지 않을 때 또 다른 참고서를 보고, 더 심화 학습을 하고 싶을 때 다른 문제집을 풀듯이 현존수업이 그런 느낌이다. 아마 내가 현존수업으로 인해서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일까?


앞으로도 현존수업을 계속할 것 같다. 아직도 충분하다는 느낌이 없다. 5 회독인데도 다시 책을 볼 때마다 '아, 맞다. 내가 이걸 놓치고 있었네'하는 부분이 있다. 다음 편에서 내가 4회 차까지 진행하는 중 겪은 마음의 변화들을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이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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