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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휘 Dec 07. 2021

국가고시

기나긴 시험

 국가고시 : 어떤 자격이나 면허를 주기 위하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여러 가지 시험


 국가고시 공부하다가 문득 휴대폰을 보면  알림이 울린다. 브런치의 무언의 압박이다.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브런치에 쓰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므로 글의 구성을 생각하며 국가고시가 끝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다. 글을 쓰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되므로 책을 읽는 것으로 대리 만족했다. 허나 머릿속으로 국가고시에 대한 생각이 앞서 안 읽은 거보다 못한 효과였다. 취미와 국가고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나의 역량이 부족하여 60일간 글을 쓰는 것을 잠시 내려놓았다. 국가고시가 끝나 이제 다시 브런치를 시작하려고 한다.


 나의 첫 번째 국가고시는 간호조무사였다. 간호조무사는 실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며 이론은 하라는 대로만 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국가고시를 한번 경험해봐서 남들보다 심적으로 편안했다. 나의 두 번째 국가고시는 치과기공사이다. 치과기공사란 치과의사의 보철물 의뢰서에 의해 보철물 또는 교정장치 등을 제작하거나 수리, 가공 및 기타 업무에 종사한다. 주요 업무는 치과에서 의뢰한 보철물의 제작이다. 많은 사람이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치과기공사에 대한 부분은 다른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겠다. 고백하자면 치과기공사의 국가고시는 다른 국가고시의 난이도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그래도 명색이 국가 고시다. 국가고시를 준비해봤던, 준비할,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통해 도움 아닌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겠다. 


국가고시가 힘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방대한 과목수

 치과기공사 국가고시의 응시과목수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11과목이다. 크게 보면 세 과목이지만 과락이라는 제도가 있어 골고루 공부를 해야 안전하게 합격이 가능하다. 음식을 편식하듯이 11과목을 골고루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정적인 점수를 위해서는 골고루 편식하지 않고 섭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한 과목을 버리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선택과 집중을 할 때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두 번째. 끝나지 않는 시험기간

 대략 60일 넘게 준비하였다. 체감상 100일쯤 준비한 거 같다. 60일간 준비를 하며 하루빨리 해방하고 싶었던 마음이 제일 컸다. 술은 가끔 마셨으며 보상심리에 대한 갈증이자 순간을 벗어나는 일탈이다. 국가고시 책이 아닌 초록색 소주병과 마주하고 있는 내 자신이 죄인이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을 더 옥죄이지 않고 여유롭게 하였어도 됐을 거 같다. 허나 시간을 돌릴 수 있다 해도 나의 선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순간의 욕망을 억제하고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게 심적으로 편안하다.


세 번째.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2016년 배운 과목 즉, 6년 전에 배운 과목에 대한 괴리감은 마치 명절에 한번 보는 사촌과 같다. 분명 이름은 알지만 어색하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며 이때까지 몰랐던 부분에 대한 해소로 인해 한 달간은 재밌게 공부를 하였지만 나머지 한 달은 이해보다 암기 위주로 공부하여 큰 재미는 없었다. 국가고시 응시 전 사설 모의고사라는 아주 훌륭한 제도가 있다. 부족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자신의 과오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자극제이다. 사설 모의고사를 합격하여도 잠시 기분이 좋을 뿐 오답노트를 하는 순간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헷갈리다가 맞춘 문제, 찍어서 맞춘 문제 등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순간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국가고시뿐만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것에 필요한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모든 국시생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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