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책을 읽었는데 출판사에서 출간을 도와준다는 정보가 담겨있어 즉시 알아봤다. 그 안의 내용은 글 못써도 괜찮다. 적고 싶은 글이 있다면 얼마든 도와주겠다는 홍보 문구가 눈에 들어왔지만 정확하게 내가 어떤 글이 쓰고 싶은지 구성한 글이 명확하게 없어서 신청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 준비되어있지 않은 채 대학교 졸업한 나는 출간 작업하고 있다는 듯이 보여주기 식으로 출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정신상태로는 글을 적는다고 한들 찝찝함으로 나를 옥죄어올 것이 분명했다.
요새 출간한다면 소설로 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나의 경우도 그러하듯이 맛있게 읽은 에세이의 마지막은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의 이유"이다. 글의 구성, 시점의 전환, 책을 놓을 수 없는 가독성 등 몇 번을 봐도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이 책 이후로 에세이나 산문집을 골라도 이만한 충격을 주지는 못했고 보이는 판매량 또한 소설이 압도적이다. 현재 소설도 쓰고 있지만 역시나 재능의 영역이라 쉽지 않다.
이번 계기를 통해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책의 시작은 무엇으로 할지 몇 달간 고민을 했지만 명쾌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설이 다가오며 문득 할머니 집에 있는 한 글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엄마가 학창 시절에 쓴 시이다. 시를 보고 있으면 엄마가 되기 전 꿈이 많은 한 소녀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엄마의 영향력이 26살의 나에게 무수히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친지는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러하여 엄마의 시와 엄마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글로 시작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아빠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