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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26. 2022

미국 시댁의 개인 플레이

나의 선택, 나의 책임

pexels.com


인터넷에 올라오는 고민 글 중

부모님과 시부모님의 노후 대비 여부가 결혼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거나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면 결혼을 생각하지도 말라는 조언이나

결혼할 사람 집안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민한다거나

이혼 경력이 결혼의 장애물이 된다거나... 하는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단 하나밖에 없었던 가정의 모습이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많이 다양해진 것 같다. 그리고 아직 많이 접해보지 못해 낯선 상황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직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미국. 그리고 그 다양성이 독특한 개성이 되고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개척해나가는 그런 나라. 자유와 선택의 나라.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나고 자라 그게 당연한 사람들. 부모님도 자식의 자유를 존중하고 자식도 부모님의 자유를 존중하는 어떻게 보면 아주 이상적인 형태의 가족도 있다. 물론 모든 가정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그렇다.


부모님의 행복도 부모님이 직접 추구한다. 아이가 어려도 단호하게 이혼을 선택할 수 있고, 연애나 재혼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만 자식을 거두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독립해서 사는 게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자식에게 노후에 부양의 의무를 주지도 않는다. 자식에게 효도 바라거나 부모에게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줄 때에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주는 것.


그러니까 자식이 수입이 0원인 상태에서도 자식의 경제적 능력과 부모와는 무관한 것.

성인이 된 자식이 어느 날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갑자기 고백해도 바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

누구와 연애하던 결혼하던 이혼하던 재혼하던 다른 형태의 가족을 만들던 자식의 선택임을 인식하는 것.

비혼을 선언하던, 딩크를 결정하던, 자녀계획으로 축구팀을 만들던, 입양을 하던지 그에 따르는 책임을 본인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어떻게 보면 냉혈한일 수도 어떻게 보면 정 없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르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시댁 와서 자고 가라

하루에 한 번 연락해라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혼도 안 하고 가정을 지켰는데!


그래 모두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희생을 감수하지도 않았을 테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보고 싶지도 않겠지...


그렇지만 그렇게 희생하면서 보상을 바라는 것보다 어쩌면 독립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적극 추구하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 나을까?


내가 부모라면 당시의 초보 엄마로서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서 정말 죽을힘을 다해 뼛골이 빠지도록 금이야 옥이야 키웠는데, 과거 그 환경을 전혀 모르는 아이는 내 등에 올라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왜 다이아몬드처럼 키우지 못했냐고 원망 듣는다면 아이를 옛날만큼 사랑해줄 수 있을까?


등에 엎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법을 가르쳐야 했을까?





https://brunch.co.kr/magazine/kim3006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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