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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r 03. 2024

꿈⭐️은 이루어진다

이루어지게 만든다!

다시, 이 온다. 내가 죽을 만큼 아파했던 계절. 그 이후 역설적이게도 나를 살리기 위해 발버둥 쳤던 그 계절. 이번 봄을 잘 넘기자, 트라우마를 반복하지 말자, 이번 봄도 지나간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았던 지난 봄들.


네 번의 봄이 지나고 또다시 봄이 온다. 다음 봄은 더 낫겠지, 다음 계절은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 제발 다음 달은, 다음 주는, 내일은... 그런 실낱같은 희망으로 살기에는 오늘도 내일도 다음 주도 다음 달도 심지어 내년도 미래의 그 어떤 시점조차 기대되지 않아 졌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그다음 해도 가고,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수년간 전업 수험생으로 지내온 남편과 학바라지에 지친 외벌이 가장이 되어버린 나. 매년 시험 날짜조차 지키지 못하는 남편의 실패에 비례하는 만큼 나의 좌절감은 쌓여간다.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

따뜻한 바람이 살랑이는 봄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봄

강인한 생명력이 움트는 봄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이라는 봄

그 신비로운 도약의 시작


나도 꽃처럼 피고 싶다

나도 행복하고 싶다.




내가 최근 몇 년 간 가장 바라는 일들은

1. 남편과 맞벌이 하는 것

2. 하와이를 떠나 어디든 이사 가는 것


그동안은 남편이 시험을 보고 취업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했는데, 이제는 너무 지쳤다. 나 그냥 이사 갈래. 괴로워하며 굳이 이곳에서 살 이유가 없어. 앞으로도 계속 불행하기 싫어. 진작에 갔어야 했는데. 남편이 시험을 보든 말든, 나는 떠날 거야.


물론 이사 간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건 아니겠지만, 뭔가 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일단락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을 행복하게 채울 거야.

꿈을 이루어지게 만들 거야.

안 돼도 내가 되게 할 거야.




내가 정한 이삿날까지 세 달.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좋은 기억으로 서술을 다시 쓰고 싶다.


나의 봄을 되찾고 싶다.




일단 시작은


업무 조절하면서 회사에 퇴사 일정 정하고,

관광하면서 사진이랑 영상도 많이 찍어 올리고,

하와이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인사하고,

미니멀 이사를 위한 물건들 정리도 해야지.


라고 계획함.


이 말들이 예언이 되도록

이 꿈들을 이룰 수 있도록

실천하고 기록하겠다.





2월 28일 수요일에는 휴가를 내고 하루 푹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 글을 다시 쓰면서 내가 원했던 것들이 훨씬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다가왔다. 결국 나에게 제한을 둔 것은 막연하게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나 자신. 이 날은 카페에도 나가 글을 쓰고, 집 근처 공원에 산책도 다녀왔다. 그래 나름 충만한 하루였어.


2월 29일 목요일, 하루가 더 주어진 윤달의 마지막 날. 노빠꾸인 나는 출근하자마자 부장님과 퇴사 날짜를 논의했다. 이미 여러 번 언질을 드렸던 터라 무난한 대화였다. 5월에는 여행 계획도 있기 때문에 4월 말로 말씀드림. 만약 공백 없이 인수인계를 할 수 있으려면 3월 안에 채용 공지가 올라가야 하고 4월 초에는 면접과 합격자가 결정돼야 빠르면 4월 말 즈음에 출근할 수 있을 텐데. 뭐 떠날 사람이 주제넘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금요일에도 휴가 내고 싶었으나 그날은 사무실에서 CPR 자격증 훈련을 시켜주는 날이라 출근할 거다 ㅋㅋ 회사에서 자격증 주거나 돈 내주는 건 일단 받고 본다.


토요일에는 언니들이랑 필라테스 가야 하고 낮잠 자지 말고 글쓰기도 꾸준히 해야지! 너무너무 피곤하지만 낮잠 자면 하루가 다 지나가서 뭔가 허망하다 ㅠ


일요일에는 옛날에 모임에서 가봤던 냉면집을 가야지. 그 냉면집에서 어느 맛잘알님이 비빔냉면을 시켰는데 육수랑 같이 나와서 나중에 부어 먹었었나? 하나만 주문해도 물냉면이랑 비빔냉면이랑 둘 다 맛볼 수 있는 주문법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갈비랑 세트로 먹어야지.


다음 주 화요일에는 교통사고​ 나서 그만두었던 훌라도 다시 배우러 가야지 ㅎㅎ 멀리 가기는 어렵지만 같이 데려가 주신다는 분이 계셔서 럭키다 꺅


수목금에는 뭐 하지? 회사일이 바쁠 것 같으니 퇴근길에라도 액션캠 들고 다니면서 뭐든 찍어봐야지. 금요일에는 큰 탈 없이 한 주 업무 무사히 마친 것만으로도 잘 보낸 거다. 월급쟁이에게 그거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 아 맞다, 텍스도 해야하는데 ㅠ


그래,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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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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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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