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할수록 내가 상처받아.
나는... 왜 결혼을 결정했을까?
나는 진정으로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했을까? 아니면 남편의 가능성을 사랑했을까?
사회적 성공이나 경제적 능력은 없는 사람이지만, 남편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 나도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나 보다. 내가 끝을 모르고 불안정하며 이리저리 흔들릴 때, 나와 똑같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굳건히 잡고 나를 안정궤도로 다시 돌아오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결혼 전의 남편은 참 어른스럽고 나를 품어줬었는데.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나의 변덕을 다 받아줄 것 같았는데. 사실 이건 나의 변덕이 남편과 상관없는 거라면 여전히 받아주긴 한다. 문제는 나의 변덕은 대부분 남편 때문에, 남편을 향한 것이라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남편은 정말 진중하고 자기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었는데. 팔랑팔랑 날아다니며 이리저리 떠돌던 내가 남편과 함께라면 한 곳에 뿌리내려 안전하다고 느껴졌었는데. 하긴 이것도 지금도 그렇긴 한다. 다만 나의 뿌리와 남편의 뿌리가 근간이 다른데, 어쩌다 보니 나는 남편의 땅에 뿌리내리게 되어 거부반응이 생기는 걸까?
나도 남편이 이해가 되긴 한다.
평생을 잔잔하고 굴곡 없는 삶을 살다가
감정기복 심한 나를 만나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다고까지 했던 남편
결혼에 대한 관념이 나와는 달랐을 것이고
남편이 꿈꿨던 결혼 후에 아내와 함께하는 삶도 나의 꿈과는 굉장히 달랐다.
내가 남편을 만나서 내 세상이 무너졌던 것처럼
남편도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를 썼을 것이다.
이성이나 성소수자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환경에서
차별적인 성관념 없이 친구를 사귀어왔었는데
나로 인해서 자신의 모든 행동들이 검열당하고,
자신의 자유가 속박당하고 선택권이 박탈당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 사이에 각별했던 시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오랜 투병을 하셨던 아버지를 보는 마음,
아빠와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아빠가 꿈에 나왔다면서 울먹거리는,
아들로서 느끼는 그 감정은 감히 내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침내 결혼 생활에서 안정감, 행복감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자신의 존재 자체가 안전하다고 믿었는데,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주길 바랐던 아내는 불행하다며 화를 내니
남편 상황도 참 힘들겠다.
남편은 지금 이 상태가 진짜로... 그 사람의 최선인 거다.
남편이 지금 나에게 표현하는 그 사랑이 진짜로 최선을 다한 것일 거다. 남편이 지금 하는 일이나 성과도 진짜 진짜로 최선의 결과를 낸 것이다.
내가 볼 때 그 사람이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었고, 얼마나 노력을 덜 했으며,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했는지, 얼마나 근시안적인지는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은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걸 전부 고려해서 최선을 다한 것이다. 딱 거기까지. 더더더 최선을 다해서 안 되는 걸 되게 할 마음도 없으며, 최선을 다한다고 자신의 일상이나 휴식, 취미와 여가를 포기할 생각도 없는 거다.
“나를 사랑해?”
“...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할수록 내가 상처받아. 그래서 혼란스러워.”
“나의 어떤 점을 사랑해?”
“너는 좋은 사람이었고, 나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줬었어. 우리가 함께였을 때 정말 재밌었었고...”
우리가 싸우는 이 모든 순간은 서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다. 상대가 자신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고, 내가 상대의 입장을 들어줄 수 있는 기회.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해 줄 수 있고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기회.
잠깐, 그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까? 나는 이제까지 당연히 내가 그걸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줄 수야 있지만, 내가 그걸 원하는 걸까?
나는 남편을 더 잘 알아가고 싶을까?
나는 남편을 이해하고 싶을까?
나는 남편을 사랑하는가? 이게 진정한 사랑일까?
나는 남편과 결혼을 유지하고 싶은가?
결혼했으니까 그냥 사는 건가? 그게 내가 원하는 결혼생활인가?
나는 어떤 결혼생활을 원하는가?
나는 남편과 어떤 결혼생활을 원하는가? 어떤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내가 진심으로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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