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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감상

벚나무 이야기

올봄,  벚꽃절정의 주말이다.

주변에 벚나무가 이렇게 많았던가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정도이다.

도시의 가로수, 공원에, 하천길 둑에, 눈길 가는 곳마다  줄줄이 만개한 벚꽃행열이 황홀감마저 준다.


교외로 나가면서 산기슭으로 시선을 옮기니 그곳에도 여전히 산벚꽃들이 자리한다.  이곳저곳  적지않이 환하게 피어있다. 다른 계절엔 결코 알 수 없었던  꽃필 때만 구별되는 산벚나무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벚나무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

요즘도 계속되는 가로수 식재에서 벚나무가 항상 우선순위에 올라와 있다.  올해는 전국에  식재용 벚나무의 품귀현상까지 닥쳐와 수급마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수천 그루  관급 식재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정도란다.


봄꽃을 즐기기에는  벚나무가 최상의 나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합한 용도의 수목으로 육성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따라서  벚나무의  육성과 이식, 공급하기까지는 녹녹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첫째, 벚나무는 묘목때부터 과일나무와 유사하게 병충해에 아주 취약하다.  둘째, 그 수종은 유령기에 성장속도가 매우 빨라  상품성 있는 적절한 규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즉 최적의 규격시기에 판로를 찾지 못한다면 너무 비대해져 상품가치가  크게 저감 된다.


또한 나무로써는 수명이 매우 짧다.  보통 나무는 수백 년, 수천 년을 생존하기로 유명하다. 성경에서도 인간의 영생을 나무의 수명에 비유할 정도이다.  


하지만 벚나무의 생육기간은  실제현대인의 수명과 비슷하다.

이렇게 나무로써의 수명이  매우 짧으므로 빠르게 노쇄해진다.  중경목 이상에 이르면 이식목으로서의 가치가 급속히 추락할 수밖에 없다.


벚나무는  이러한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식재용 나무로써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요즘의 화려한 벚꽃의 인기, 뒤안길에는 한 때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다름 아닌 원산지, 논쟁과 이웃나라 일본의 국화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벚꽃은  사쿠라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게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우리의 오래된 벚꽃의  명소에도 일제강점기의 특정장소들이 포함돼 있는 이유이다.  


또한 여기에는 그들의 편협한 국수주의와 왜색이 묻어 있기도 하다.

그들의 좀 더 빠른 문명의 개화는

식물, 수목분야에도 일정 부분 성과를 내 온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나무 수종을 개량하고 특히 우리의 무궁화를 제외한 다종의 벚나무와  각국의 국화들을  개량, 보급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벚나무가 오늘날처럼 우리에게 친근하고 봄꽃의 대표 격 꽃나무가 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후 실증적 검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로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의 사회적 거부감과 논쟁을 종식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진통을 격은 후 우리의 전통꽃 벚꽃이 편안하고 아름답게 우리의 정서 속으로 다가와 준 것이다.


어느새 벚꽃터널 아래로 꽃잎들이 눈송이처럼 날리기 시작한다.


다시 찾아온 벚꽃의 계절,  짧지만 그 존재감은 강열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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