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SNS에서 만난 독자들
글쓰기는 오랫동안 나 혼자만의 일이었다.
공책에 적힌 문장들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채,
그저 쓰는 순간의 안도감으로 존재했다.
내 감정을 정리하는 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까운 친구에게 처음으로 글을 건넸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짧게 말했다.
“읽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진다.”
그 말은 예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내가 쓴 문장이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는 사실은
기쁨보다 두려움에 가까웠다.
글이 타인에게 닿는 순간,
그 문장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SNS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명의 지인들만 읽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낯선 이름들이 댓글을 남겼다.
“이 글 덕분에 오늘을 조금 버틸 수 있었어요.”
“제 마음을 대신 써주신 것 같아요.”
그 문장들을 읽으며 깨달았다.
글은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읽히는 순간 비로소 살아난다는 것을.
나의 사적인 감정에서 출발한 글이
타인의 하루에 잠시 머무를 수 있다는 사실은
글쓰기를 전혀 다른 책임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이후로 나는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읽힐 것인가’를 더 고민하게 되었다.
내 글의 끝에는 늘 누군가의 하루가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글은 여전히 나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도착지는 언제나 타인의 마음이다.
그 깨달음이 나를 계속 쓰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