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고도, 달라지지 않은 하루

결과보다 먼저 돌아온 일상

by 하얀 오목눈이

수상 문자를 받고
하루가 끝났다.
그리고 다음 날이 왔다.

놀랍도록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갔고,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왔다.
세상은 여전히 같은 속도로 움직였고,
나에게만 작은 사건 하나가
조용히 지나갔을 뿐이었다.

나는 그날도
책상 앞에 앉았다.
어제와 같은 노트,
어제와 같은 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글을 대신 써주지는 않았다.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혹시라도
이 결과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까 봐
조금은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은 여전히 어려웠고,
문장은 여전히 느렸고,
확신은 여전히 없었다.

그게 좋았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잘 쓰는 사람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때 처음으로
분명하게 알았다.
나는
‘상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것을.

결과는
기억에 남았지만,
일상은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 일상 속에서
다시 글을 쓰고 있었다.

아마도
그게 전부일 것이다.
작가에게 필요한 건
특별한 하루가 아니라,
특별하지 않은 날에도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힘이라는 것.

상을 받고도
달라지지 않은 하루는
그래서 중요했다.
그날 덕분에
나는 알았다.

이후의 글은
기쁨이 아니라
태도로 써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