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T
뉴욕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미국의 3대 미술관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을 다니다 보면 대상의 옆모습을 그린 작품이 정말 많다. 사진기가 발달하기 전 시대에는 그림이 사진을 대신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현대 미술과 달리 피사체의 자세와 표정 그리고 몸짓이 굳어있고 고정적이다.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 틈 없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게 그림의 역할이었던 거 같다.
메트로폴리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미국 예술가의 작품으로 엄마가 딸들에게 읽어주는 책 제목이 바로 <Jungle Tales (정글북>이다. 정글북은 정글에서 길러진 주인공이 인간 세계에 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정글로 돌아가는 그런 성장소설이다.
꽃에 둘러싸인 여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배경과 여인의 옷차림의 색깔이 잘 어울린다. 뒤에 쳐진 울타리가 여인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기분이다. 여인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닮은 이 작품은 모네의 해바라기이다. 모네의 해바라기를 보고 온 고갱이 고흐의 해바라기가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것이 예술이 지닌 독특한 매력인 거 같다.
고흐의 자화상이다. 시카고 미술관에 있는 고흐 자화상 보다 색감이 더 밝고 따뜻한 느낌이다. 고흐의 터프한 붓질이 인물을 생동감 있게 드러낸다. 고흐의 강렬한 붓질은 풍경화에서 자주 봤는데 인물화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게 당연하지만 새로웠다.
고흐가 그린 사이프러스 나무이다. 고흐의 붓질은 두께감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빨려 들어갈듯한 기분을 준다. 사이프러스 나무를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고흐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나무의 에너지는 온 세상을 뒤 흔들 위력이다.
모네의 풍경화인데 고흐와 비슷한 붓질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본 대부분의 작품이 유화였는데, 유화로 된 작품을 많이 보다 보니 한국에 돌아가면 유화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의 풍경화에서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는 드문데 아름다운 정경과 인물들의 조화가 돋보인 작품이다.
내가 생각하는 모네의 그림 특징은 차분한데 은은하고 잔잔한 운치가 있다. 채도가 높지 않은데 그렇다고 스치듯 색칠한 것도 아닌 은은한데 결코 가볍지 않은 느낌이다. 한 캔버스 안에 있는 자연이 분명 강렬한 존재감이 있는데 그걸 내세우지 않아서 더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휘트니 미술관에서 본, 보자마자 나로 하여금 과일 리치를 떠올리게 한 작품과 닮았다.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이다. 그는 동물의 두개골을 많이 그렸는데, 그에 의하면 공간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채우는 것이 예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서 대상은 주로 가운데에 위치하여 주된 부분을 차지하고 배경도 색으로 다 채워져 있다.
모양과 크기, 심지어 색깔마저 제각각인 도형들이 서로 맞물려 있는 게 신기하다. 캔버스를 벗어나 액자까지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배치되어 그림이 캔버스 위를 벗어나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경계를 뛰어넘는 미술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왼쪽은 몬드리안, 오른쪽은 다른 작가의 작품이다. 묘하게 닮아있다.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작가의 작품을 발견하면 재미가 있다. 예술이 시대와 사람을 넘나드는 게 마치 광대의 줄타기와 같다.
무거운 재질로 된 물체들이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이 작품은 고정적이면서도 유동적이다. 물체의 끝이 다 둥글게 표현되어 있어 날카로운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둥글게 만들어지는 요즘 유하고 부드러움이 지닌 장점이 분명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 신화를 그린 작품이다. 에로스의 화살도 보인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사람이 만드는 모든 작품에는 자신의 이상향이 담겨있길 마련이다. 무형의 무언가로 존재했던 이미지가 내 손으로 표현되어 유형의 무언가가 되었을 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서 정글에 누워있는 여인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과 너무 닮은 작품을 메트로폴리탄에서 발견했다.
Cubism(입체주의) 작품들이다. 피카소가 그린 인물들을 보면 입체적인데, 그 이유도 Cubism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메두사의 머리를 든 페르시우스이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다. 교과서에서 본 작품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이집트 전시관에서 조각 예술을 보았다. 기계 하나 없던 시대에 저렇게 정교한 조각물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역시 인간이 꽃피운 문명은 대단한 거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메트로폴리탄 1층을 환히 빛내주는 조형물이다. 하나의 예술 작품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미술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 등 전학 문 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가끔은 유명한 작품보다 내가 발견한 하나의 작품이 진하게 다가온다. 메트로폴리탄에서 유명 작품에 매몰되기보다는 나를 움직일 작품을 발견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