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한 곳, 토론토를 다시 가게 되었다.
9월에 남긴 아쉬움들, 더 빛나기 위해 남겨둔 조각들을 오늘 비로소 다 맞춘 느낌이다.
그날은 유독 청량했고, 레인보우 브리지를 건너며 마지막으로 바라본 나이아가라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미국의 작가 호손이 아메리칸 사이드 나이아가라를 묘사한 구절이 생각난다.
“당신은 햇빛 아래 여름 소나기를 맞으며 서 있다. 가을 숲에 햇살을 머금은 나무들 사이를 배회하며 미국 나이아가라에서 끊어지지 않은 눈의 무지개 중 가장 밝은 무지개를 올려다본다. “
‘트램 타야지, 치즈케이크 먹어야지, 이튼센터 가야지’
9월에 하지 못했던 것들이 잠재적으로 되살아난 기분이었다.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에 발현되었다.
마치 핸젤과 그레텔이 내일을 위해 남겨둔 과자들처럼 나는 기분 좋게 9월에 내가 남긴 조각들을 주웠다.
돌아오는 기차 안이 밝아 밤하늘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어 아쉬웠던 참이었다. 내 마음을 읽은 듯이 기사님이 조명을 낮추며 말했다.
“여러분들과 아름다운 이 밤을 함께하기 위해 불을 껐어요. 야경이 펼쳐지고 있으니 창문밖을 봐요. 오늘의 행복을 기억해요. “
누군가의 배려 덕분에 온전히 다 느끼고 간다.
오늘은 선물 같은 날이었다.
귓가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흘러갈뻔한 오늘의 감정에 색을 입혀준다.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널 만나 다행이라고 하던 날이
벌써 꽤나 오래전 이야기야
매 순간이 아까웠어
가는 시간이 참 미웠어
아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
버스 차창 너머로 바라본 하늘과 맞닿은 온타리오 호수가 예술이었고, 고흐가 그린듯한 흩날리는 구름은 포근한 솜사탕처럼 달콤했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아 하늘은 샛노란 밝은 달을 띄웠다. 나는 달을 향해 걸었다. 나의 내일도 희망찰 거란 믿음으로.
5년 전 나이아가라는 겨울 비수기여서 관광업이 올스탑이었다. 오늘처럼 화려하지도 사람이 많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남긴 모든 것을 오늘 비로소 원 없이 이루듯
과거가 남긴 흔적은 시간 지나 꼭 다시 내게로 온다.
더 찬란하고 더 아름답게.
나는 오늘을 진심을 다해 살아갈 것이지만
그럼에도 미처 이루지 못한 것들은 남아
더 빛나는 모습으로 마주하게 된다.
내일의 내가 완성한다는 믿음으로
나는 오늘의 조각들을 채워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