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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Oct 26. 2024

얘들아 나 이번주 생일이야

요란했던 첫째의 생일주간은 1주일이 모자라

10월 27일 생일인 첫째는 휴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달력을 확인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 날짜에 X 표시를 하고 생일이 며칠 남았는지 체크하기 위해서죠. 

"와, 이제 6번만 자면 내 생일이다."

그렇습니다. 6일 뒤에 아들은 4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들뜬 마음을 장모님께서 꿰뚫어 보셨는지 손주의 생일선물을 한 템포 빨리 장만하여 주셨습니다. 최근 '카봇'에 심취해 있는 손주를 위해 손주가 가장 갖고 싶어 하던 '사파리 세이버'를 주문해 주신 것이죠. 할머니가 특급배송으로 구매하여 직접 손주네 집으로 배달까지 해주셨으니 그 정성과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날부터 아들의 '생일 주간' 활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짐작건대 아마 어린이집 선생님, 친구들은 아들의 생일이 언제인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 않았을까 싶네요.

만 3세 허니와 친구들은 의정부에 위치한 '늘품숲'에서 다양한 생활안전교육을 받았습니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야 할 안전 수칙 및 예절에 대해 교육을 받고 왔는데요. 자전거를 비롯한 교통안전교육, 쓰레기 분리배출교육, 층간소음교육 등 유아들이 꼭 배워야 할 에티켓을 실습과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배운 것이 인상적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 공공 예절, 타인 존중 등의 도덕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늘품숲에서의 교육은 유의미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번주는 월요일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비도 오는 데다가 바람도 많이 불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연출했지요. 다행히도 허니가 인근 유아 숲체험장을 방문하는 날에는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고 화창했습니다. 선물 같은 하루 속에서 허니는 친구들과 단풍놀이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도 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거미와 같은 숲에서 사는 동물, 곤충 등의 특징에 대해 배우기도 했습니다. 도심에서 경험할 수 없는 숲 속에서의 교육은 유아들에게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허니는 그렇게 야외 활동을 신나게 마친 후, 나머지 시간은 여러 가지 실내 활동을 하며 보냈습니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가을 풍경을 꾸며보기도 하고, 가을에 볼 수 있는 과일을 탐색해 보면서 말이죠. 한편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체육 수업의 주제는 '철봉'이었습니다. 요즘 허니를 비롯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시도하는 것이 바로 '매달리기'와 '버티기'입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팔과 다리를 이용해 손이 닿는 곳마다 매달리고 때로는 다리까지 이용해 일명 '통닭'자세로 버티기까지 시전 합니다. 팔, 다리의 근지구력은 물론 평형성과 균형감각까지 골고루 익힐 수 있으니 허니가 마음껏 개인 연구(?)를 하도록 관망하는 자세를 갖춰야겠습니다.   

같은 시각, 만 1세 반 달콤이는 빨래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번주 스토리오감 시간의 주제는 엄마 체험이었습니다. 요즘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긴 하지만 빨래판에 옷감을 비비고 문질러 빨래를 하는 풍습은 존재했습니다. 빨래를 다 마치고 빨래집게를 이용해 빨랫감을 건조대에 너는 과정까지 야무지게 체험한 달콤이 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단풍잎을 자기가 좋아하는 색의 스티커로 꾸며 금방이라도 곧 사라질 것 같은 가을의 정취를 붙잡아두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 3세 반 오빠가 여기저기 바깥나들이를 다니는 동안 달콤이는 그 대신 어린이집 주변을 탐색하며 가을 풍경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이 주는 소중함은 바로 계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인데요. 은행잎, 단풍잎에 물든 일명 '그러데이션'만 보더라도 아이들은 호기심을 갖고 반응합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의 나뭇잎을 관찰하면서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에 대해 스스로 탐색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달콤이는 형형색색의 나뭇잎을 채집하면서 낙엽의 특징과 더불어 가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먹성이 워낙 좋은 달콤이는 이번주 가을 과일 수업이 꽤나 즐거웠는 모양입니다. 사과, 배 등의 익숙한 과일뿐만 아니라 감, 밤, 호두 등 처음 보는 과일에 대해서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특히 과일의 속을 반으로 갈라 과일을 만들 때 씨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나 봅니다. 과일을 먹을 때 씨가 있다는 사실을 집에서도 엄마아빠에게 설명해 줄 정도였으니 말이죠. 그런 달콤이에게도 먹지 않는 과일이 있으니 바로 '연시'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 잘 먹어도 연시만큼은 입에 잘 안대더군요. 설마 씨가 안 보여서 그랬을까요...?

그렇게 많은 것을 어린이집에서 보고 배운 허니. 드디어 10월 생일 주인공이 되어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벌써 3년째 받는 어린이집 생일상인데요. 해가 갈수록 점점 늠름하고 의젓해지는 허니의 모습을 보며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빠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달콤이의 모습도 날이 갈수록 새초롬해지네요. 작년에 비해 또 많이 성장했구나를 다시금 느끼는 순간입니다. 허니는 주말이 무척 바쁩니다. 토요일은 친할머니 집에 가서 생일상을 받아야 하고 일요일은 친구들과 키즈카페를 무려 2번이나 다녀와야 하니까 말이죠. 허니가 지난주부터 생일 주간 홍보를 꾸준히 했던 효과를 톡톡히 보는 듯합니다. 덕분에 주말을 온 가족이 함께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네요.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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