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시간
요즘 내 마음이 팍팍해 짐을 느낀다.
얼마 전 보험 관련해서 담당자가 전화를 주셨다. 또 또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본인이 바뀐 담당자라서 만나서 설명을 해야 된다고 한다.
‘아니, 담당자는 왜 이렇게 자꾸 바뀌는 건가??’
이렇다 저렇다 보험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다시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보험 관련 전화가 제일 지루하고 부담스럽고 빨리 끝내고 싶은 전화로 느껴진다.
“아니 담당자는 왜 이렇게 자꾸 바뀌는 거예요? 그리고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또 만나서 보험에 관해서 다시 설명을 들으라고요? ”
내 말은 날카롭게 전화기를 통해 이미 상대방에게 흘러 들어갔고, 설계사님의 당황하시는 숨소리가 느껴졌다.
속으로 아차 싶었다. 내가 누구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나의 짜증을 받고 있는 상대방은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그 순간 바로 후회모드에 들어갔다.
집 근처 커피숍에서 만남을 약속했다.
나는 만나자마자 어제의 일을 사과했다. 어제는 죄송했다고 제가 무례를 범한 것 같다고 말이다.
설계사님은 영업의 달인이다. 속으로 분명 속상하셨을 텐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나를 안심시켰다.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자기도 자꾸 담당자가 바뀌는 것이 불편하실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런 반응을 보니 더욱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곧바로 사과도 해서 그런지 설계사님은 오히려 나에게 호감이 올라간 듯하다(순전히 내 생각). 다른 보험 관련 만남보다 훨씬 분위기가 부드러웠고 일상의 대화들을 더 편하게 나누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를 돌아본다. 아, 대체 요즘 왜 그러냐.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책 제목도 있잖은가.
기분이 태도가 되는 순간이 자꾸 생기는 나를 돌아본다. 오늘 나를 살펴보았다면 감정이 앞서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인 것은 내가 금방 알아차리고 정신을 차린다는 것이다. 내가 잘못한 일이면 사과를 잘한다. 잘못한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런데 내가 잘못했나? 의구심이 들면 변명을 먼저 늘어놓는다. 약간의 억울함이 있을 때 그런 것 같다.
오늘은 보드게임이 아닌 평소 즐겨 쓰는 감정카드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많이 알고 계신 비폭력대화에서 주로 쓰는 <감정카드, 느낌카드>이다. 나는 주로 느낌카드를 많이 쓰는데 이럴 때 사용한다.
어떤 모임 시작 전에 혹은 강의 시작 전에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서 느낌 카드를 펼치고 요즘 내 느낌에 대해서 물어본다. 펼쳐진 카드 중에 내 느낌과 가장 잘 맞는 카드를 고른다. 그리고 그 카드를 고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되는 거다.
두 번째 카드는 <컬러 유어 이모션 카드>이다. 컬러테라피스트들과 협업하여 만들어진 카드로 앞면엔 다양한 느낌의 색깔이 있고 뒷면에 그 색깔과 결을 같이 하는 감정과 관련된 단어들이 적혀 있다.
정확하게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 주로 사용하면 좋을 듯싶다.
이 두 가지 카드를 모두 펼쳐본다.
오늘 내 느낌은 어떤 느낌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거다.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고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오늘 내 마음이 이렇구나를 알아차리게 되고 성찰할 수 있게 된다.
요즘 내 느낌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