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빅토리아가 토론토와 밴쿠버 다음으로 집값이 비싸다고 했다. 빅토리아 하우스 렌탈 사이트에서 가격을 봤는데 월에 100만 원이 훌쩍 넘고 방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100만 원이 추가되었다. 와.. 정말 비싸다. 빅토리아에서 살고 싶던 생각이 조금 줄었다.
오늘은 모처럼 구름이 걷히고 날이 맑았다. 팀홀튼에서 라떼를 사서 한번쯤 더 가보고 싶었던 비콘 힐 파크로 향했다. 팀홀튼은 프랜차이즈답게 스팀도 머신이 해줬다. 카푸치노 같은 라떼, 그래도 거품이 부드러웠다.
오랜만에 선글라스를 꺼냈다. 해가 떠서인지 날도 포근했다. 시내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큰 공원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공작새와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나무가 여전히 인상적이다.
4시 20분 즈음 점점 해가 가라앉았다. 선셋을 보러 Finlayson Point를 많이 가는데 이미 사람들이 많았고 여기보다 더 일몰일 즐기기 좋은 곳이 있을 것 같았다. 발걸음을 서둘러 이곳에서 구글맵 지도상 왼쪽으로 쭉 해안가를 걸었다.
곳곳에 해안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 이 팻말이 나오면 성공. 큰 바위 위에 앉아 이런 풍경을 만났다. 나 말고 다른 여자가 한 명 있었는데 나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 바다가 고요했다. 멀리서 오리가 둥둥 떠다녔다. 생각보다 해가 금세 저물었다. 잠깐동안이었지만 마음이 평화롭고 충만한 느낌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다가 이렇게 자연을 마주하면 내가 왜 무언가를 더 욕심내고 있었나 생각이 든다. 해가 넘어가면 주변 구름이 붉어지면서 하늘이 가장 밝아진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게 신기하다.
선물을 사려고 업타운에 있는 월마트에 갔다. 빅토리아에서 기장 큰 월마트였는데 사려고 했던 물건은 없었다. 그대신 친구들이랑 가족들과 나눠먹을 과자를 몇 개 집어 집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별이 많이 보였다. 주변이 어둡고 높은 건물이 없어서 하늘에 구름만 없으면 별이 잘 보인다. 매일 이렇게 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앞으로 출국까지 계속 맑은 날이 이어지는데, 꼭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