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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5도2촌-아버지 사랑

대문을 바꿔야 더 잘된대요

by 해나 이미현

대문을 바꾸는 일은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우선은 원래 대문을 떼어내고

그 자리 샌드위치 패널을 덧대고

떼어낸 대문은 돌담을 그만큼 무너뜨리고

다시 돌담에 기둥을 양쪽으로 세워 연결해

사이에 경첩달고 달아주기

그리고 문이 닫힐 수 있게 문턱도 만들어 주기가 1차 작업

그리고 더 큰 일은 통로가 될 길에 우물 메워주기와 쓰레기 덤불 치우기와


큰 돌 치워 땅 고르기

고른 땅 위 파쇄석 사다 깔기.

일일이 리어카로 날라 깔고 펴기를 수십번

포크레인 불러서 했어야 했던 일

2021년 손 없는 날 청명

대문 위치가 바뀌어야 우리가 좋을거란

풍수를 좀 아는 이웃 아저씨의

이야기에 아버지의 셀프 공사는 시작되었다.


도깨비풀이 무성하고 온통 쓰레기 더미에

돌 무더기가 쌓인 별채 뒷마당

우물있고 큰 감나무 2그루가

있던 그 곳은 환골탈태를 했다.


다 치우고


잘고른 돌은 담을 쌓아

꽃밭 만들었다.

우물은 메워

수도를 달았다.


대~~~~박

삼대인 아버지. 옆지기. 아들이

일군 하루만의 기적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홀로 치우기 사전 작업 일주일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딸과 사위가 고향에 집를 사오니 좋아서

정 많은 울 아버지 막 또 해주고 싶어서

혼자서 리어카 끌고 얼마나 왔다 갔다 하셨을 지 눈에 선하다.


여든 중반을 넘어선 아버지

병 나실까 염려되고

맘이 고되었는데


까딱없다

괜찮다 잠만 잘 잤다 하신다.


대문서 들어서는 길이 훤해졌다.

앞마당도 오롯이 우리만의 마당으로

쓰임새가 더 있다.


예쁜 꽃밭도 생겼다.


팔순 중반 고개를 넘고 계시는 아버지 사랑이 놀랍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들이 보내 준 사진에 얼른 가보고 싶어졌던 날의 추억


#일상 #촌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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