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을 바꿔야 더 잘된대요
대문을 바꾸는 일은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우선은 원래 대문을 떼어내고
그 자리 샌드위치 패널을 덧대고
떼어낸 대문은 돌담을 그만큼 무너뜨리고
다시 돌담에 기둥을 양쪽으로 세워 연결해
사이에 경첩달고 달아주기
그리고 문이 닫힐 수 있게 문턱도 만들어 주기가 1차 작업
그리고 더 큰 일은 통로가 될 길에 우물 메워주기와 쓰레기 덤불 치우기와
큰 돌 치워 땅 고르기
고른 땅 위 파쇄석 사다 깔기.
일일이 리어카로 날라 깔고 펴기를 수십번
포크레인 불러서 했어야 했던 일
2021년 손 없는 날 청명
대문 위치가 바뀌어야 우리가 좋을거란
풍수를 좀 아는 이웃 아저씨의
이야기에 아버지의 셀프 공사는 시작되었다.
도깨비풀이 무성하고 온통 쓰레기 더미에
돌 무더기가 쌓인 별채 뒷마당
우물있고 큰 감나무 2그루가
있던 그 곳은 환골탈태를 했다.
다 치우고
잘고른 돌은 담을 쌓아
꽃밭 만들었다.
우물은 메워
수도를 달았다.
대~~~~박
삼대인 아버지. 옆지기. 아들이
일군 하루만의 기적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홀로 치우기 사전 작업 일주일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딸과 사위가 고향에 집를 사오니 좋아서
정 많은 울 아버지 막 또 해주고 싶어서
혼자서 리어카 끌고 얼마나 왔다 갔다 하셨을 지 눈에 선하다.
여든 중반을 넘어선 아버지
병 나실까 염려되고
맘이 고되었는데
까딱없다
괜찮다 잠만 잘 잤다 하신다.
대문서 들어서는 길이 훤해졌다.
앞마당도 오롯이 우리만의 마당으로
쓰임새가 더 있다.
예쁜 꽃밭도 생겼다.
팔순 중반 고개를 넘고 계시는 아버지 사랑이 놀랍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들이 보내 준 사진에 얼른 가보고 싶어졌던 날의 추억
#일상 #촌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