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나를 돌아본 시간들
사실 처음에는 그저 내 안의 감정과 경험을 조금이라도 솔직하게 써 내려가고 싶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를 치유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가 어색했다. 그래서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글을 발행하기로 했고, 목차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된 연재는 이제 10화로 마무리하려 한다. 단 10편뿐이었고 다소 두서없는 흐름이었지만, 나에게는 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연재는 자기 고백적이면서 자기 치유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기에, 다른 글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었고 나에게는 조금 무겁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 마음을 살짝 내려놓고 싶어졌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 썼던 글들을 돌아보고, 그 흐름과 변화를 정리해보고 싶다.
글을 쓰는 동안 나름 좋았다. 브런치에 합격하기 약 4개월 전부터 매달 독서 후 서평을 블로그에 남기고 있었기에, 당시 느끼던 우울감도 많이 나아져 있었고, 덕분에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버거웠지만, 독서와 글쓰기를 생활화하면서 말이 논리적으로 잘 나왔고,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1. 나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게 되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조금은 정리할 수 있었다.
2. 여기에 담지 못한 더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과 상처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3. 에세이뿐만 아니라 시와 소설처럼 다른 분야의 글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4.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엽서를 제작해 보고, 필명 ‘산뜻’의 로고도 만들어보며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피어났다.
5.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알게 되었다. 말하듯 자연스럽게 쓰는 단상 형식에 강하고 직관적인 글을 잘 쓰지만, 논리 구성과 묘사력은 앞으로 더 보완해 나가야 할 점이다.
• 나는 언제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 나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아 위로와 공감, 휴식을 줄 수 있을 때.
• 지금껏 써온 글 속에 공통적으로 담긴 내 마음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 진심, 사랑
• 나는 어떤 이야기를 앞으로 더 많이 써내고 싶은가?
: 사람들이 머무르고 싶은 글. 각자 필요한 위로와 용기, 휴식을 얻을 수 있기를.
• 어떤 삶이 ‘나답다’고 느껴지는가?
: 자유롭게 표현하고 창조하며, 세상 속에서 순환하는 삶.
• 글을 쓰는 삶과 살아가는 삶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가?
: 계속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현실 속에서의 삶을 단단히 딛고 나아가야 글도 이어질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에 조금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내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아 아주 잠깐이라도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살아가는 일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하루하루를 조금 더 진심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일이니까.
이제는 글 너머의 삶도 삶 너머의 글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며 살아가고 싶다.
이제 나의 마음에서 가만히 놓아주려 한다.
그러니 이 여정의 끝은 곧 다음 여정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