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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Aug 28. 2021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미소'

너는 시청에도 다 계획이 있구나. l TVN 수목드라마 2018.

김비서가 왜 그럴까? l 부회장님, 저 이제 비서일 그만둡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미소 비서(박민영)와 유명 그룹 부회장(박서준)의 사내연애 스토리를 상큼하게 그린 드라마가 있다. TVN 수목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다. 김미소 비서는 유명 그룹 부회장의 비서로 입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어느 정도 일한 경력도 찼겠다. 돈도 벌어놓았겠다.'라는 생각에 9년 차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삶을 이전과는 다르게 계획하기 위하여 부회장(박서준)에게 퇴사를 고한다. 김미소 비서(박민영)가 왜 그럴까? 갑. 자. 기 그만둔다고? 자신의 밑에서 영원히 함께 같이 일할 줄 알았던 비서가 그만둔다고 할 때, 부회장 (박서준)은 원자폭탄급 충격을 받고 그녀의 퇴사를 만류한다.


처음부터 너였어 : 왜 '김미소'여야 했을까? l 사회생활에서의 인연이란? l 콤플렉스에 대하여

1. 왜 김미소 비서여야 했을까?

드라마를 자세히 시청하다 보면, 김미소 비서의 사회 초년생 시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입사지원자들과 스펙을 비교하고 자기소개서를 비교해 봤을 때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은 그녀가 어떻게 부회장의 비서가 되었을까? 처음부터 부회장(박서준)은 김미소를 자신의 비서로 내정했다. 그렇게 사회생활에서의 인연이란 때로는 객관적 수치로 증명이 되지 않는 사람의 인연에 의해서도 성립이 된다. 과거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서류가 기계의 실수로 통과되어 신입사원이 되었던 '에릭'처럼 우리네의 일들은 알 수 없는 사건들의 집합이다.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김미소 비서를 해외에 있을 때부터 자신의 곁에 둔 부회장님(박서준). 그가 뽑은 김미소 비서의 일처리 실력을 보면, 결코 부회장(박서준)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펙과 자기소개서는 보통의 수준으로 시작하였더라도, 회사에서의 일처리 과정을 보면 부회장(박서준)이 요구하는 다양한 난제에 통과하며 그녀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 그렇게 이제 막 적응해서 회사에서 좋은 기량을 내뿜고 있는 그녀가, 이제 일을 그만둔다니? 부회장(박서준)은 그녀를 잡기 위하여, 최고의 조건을 내걸면서 그녀를 붙잡는다. 그리고 새로운 비서 김지아 (표예진)을 채용하여 차선책도 마련한다.


2. 사회생활에서의 인연이란?

이렇게 얽히고설킨 과정에서 부회장(박서준)에게 큰 코치와 조언을 해주는 친구가 한 명 있으니, 박유식(강기영)이다. 부회장(박서준)의 꽤 친한 지인으로, 김미소 비서가 떠난다고 하자 슬퍼하는 부회장(박서준)에게 큰 위로가 되어준다. 하지만 그도 이혼한 경험이 있어, 알지 못하는 여자의 마음을 같이 고민하고 있자니 조금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자신도 힘들게 생활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친구의 고민을 다정하게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니, 드라마이지만 부럽기도 하였다.


한편, 김미소(박민영) 비서는 회사를 떠날 것에 대한 결심을 하고, 새로운 비서 김지아(표예진)에게 많은 업무를 가르쳐준다. 일종의 인수인계이기도 하고, 자신이 훗날 회사를 떠나게 되면 부회장 영준(박서준)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후임자를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비서팀 내에서도 많은 인정과 존중을 받으면서 인수인계 업무를 처리하는 김미소 비서(박민영)를 보면서, 사회생활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인정 많은 선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저토록 친절하게 후임을 대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3. 각자의 부족한 점, 콤플렉스에 대하여 서로를 감싸주는 비서팀

이렇듯, 이 드라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오피스 현장에서 재미있게 꾸려나가고 있다. 새로 온 비서 김지아(표예진)가 새로운 일을 배우고 업무적인 일처리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했을 때, 김미소 비서는 그녀를 꾸짖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더 잘 배우게 하기 위하여, 그녀의 동료로서 회식자리에서 지아(표예진)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그렇게 김미소 비서(박민영)는 위계질서를 따져가며 자신의 위치를 독식하지 않는다. 한편, 김미소 비서. 정작 그녀에게 힘든 점은 없었을까? 이제 9년 차의 비서생활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인생을 꾸려나가려고 할 때, 9년간 가족들의 생활비, 학비를 준비한 자신의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한 상황을 콤플렉스로 느낄 수 있을 법도 한데, 자신의 생활을 묵묵히 처리해 나가는 김미소 비서가 대견해 보인다.


한편, 가장 큰 콤플렉스이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회장(박서준)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한 공간에 갇힌 적이 있고, 그 갇힌 공간에서 거미줄이 많은 상황에 있다 보니 오피스 생활을 하면서도 그와 비슷하게 생긴 소품을 보면 큰 공포감에 휩싸이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로 온 김지아(표예진) 비서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부회장(박서준)이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는 오피스 소품을 사용한다. 이에 부회장(박서준)은 크게 놀라고, 김미소 비서는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김지아(표예진) 비서에게 이와 관련한 부회장 개인적인 성향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이렇게 서로의 문제와 상처, 아픔을 함께 처리해나가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장소만 '회사'지, 결국은 우리네가 살아가는 사람 냄새나는 인생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시청하는 깨알 재미 포인트 l 이런 회사가 존재한다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보면 여타의 로맨스 드라마와는 다르게 많은 회사 동료들과 가족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출연진들의 명단을 보면 이영준 (박서준), 김미소(박민영), 이성연(이태환), 박유식(강기영), 고귀남(황찬성), 김지아(표예진), 영준모 최여사 (김혜옥), 이 회장(김병옥), 봉세라(황보라), 양철(강홍석) 등이 있다. 특히 새로운 비서 김지아(표예진)의 썸남으로 나오는 고귀남(황찬성)의 역할이 매우 유쾌하고 인상적으로 남는데 그 이유는, 그가 너무나 절약정신이 강하여 정장을 딱 한벌 입고 다니기 때문이다.


회식 날 혹여라도 고기가 묻거나, 소스가 정장 상의에 묻기라도 하면 다음날 복장 걱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고귀남(황찬성)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어떤 개그 프로그램보다도 더욱 재미있었고 유쾌하였다. 또, 봉세라(황보라)가 양철(강홍석)로부터 호감을 확인하고, 둘의 관계가 진지하게 발전해 나아가는 과정도 재미있게 그려지는데 이렇게 주인공 커플 이외의 그 주변인과의 관계에서도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숨어있어 좀처럼 지루할 틈이 없다. 이렇게 화목하고 알콩달콩한 회사가 존재한다면, 당장 지원을 하고 싶을 정도니. 마지막으로 김미소 비서의 아름다운 패션감각과 이영준 부회장님(박서준)의 로맨스 연기가 드라마의 중심에서 우둑하니 서있기에 이 드라마는 결코 가벼운 로맨스 드라마로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들이 바라는, 우리들이 그동안 소망했던,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와 사랑이 담겨 있는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아마 MZ 세대들이 소망하는 회사의 자율성과, 동료애를 가지고 인수인계가 가능한 상황, 정장 한 벌 입어가며 짠 테크로 자신들의 경제생활에 힘을 써써 다하는 열정 등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가 바라고 고대하는 회사의 모습을 많이 지니고 있는 그러한 '꿈의 회사'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위해주고, 한 팀으로서 사회생활의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이겨나가는 그들의 즐거운 모습이 담겨있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다양한 시각으로 시청해보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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