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착한 일을 하더라도, 그것을 고깝게 보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누군가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웠다고 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다르게 반응하곤 한다. "저런 건 나도 할 수 있어"라던가, "어이구, 그렇게 깔끔한가? 저 사람 자기 집은 깔끔하게 잘 치우고 사는지 몰라"라는 식이다. 왜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궁금하지도,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자신을 향한 타인의 말과 행동을 신경 쓰며 살아간다. 나를 향해 날아오는 툭 던진 말 몇 마디. 구겨진 휴지를 조금 떨어진 쓰레기통에 넣기 위해 슬쩍 힘을 주고 던지는 것 같은 그런 말들 말이다. '신경 쓰지 말자'라고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그런 말이 내게 닿는 순간, 나를 감싼 보호막은 너무나 쉽게 '와장창'하고 깨지고 만다. 오늘 글은 '나를 향한 이유 없는 비난에 대한 대처'와 관련된 내용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멘탈이 좋은 편에 속한다. 노력으로 만든 것보다는 원래 성향이 그렇다. 재밌는 사실은, 일반적인 시선에서 '별로'라고 생각하는 측면들 덕에, 강한 멘탈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멘탈을 가질 수 있었던 측면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좋지 않은 기억력'이다. 기억력이 뛰어날수록, 좋은 것뿐만 아니라 나쁜 것들까지 기억할 수밖에 없다. 예전 다니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인데, 나와 직장 동료 한 명이 일하던 도중 갑자기 일이 몰려 굉장히 바빴던 적이 있었다. 약 1시간 정도가 지나, 얼추 일을 마무리했고 둘 다 안도감과 밀려오는 피곤함에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러던 중 동료가 내게 말을 건넸다. "XX 씨, 아까 그 사람들 봤어요?" 나는 누굴 말하는지 몰라 되물었다. "어떤 사람들이요?" 그러자 동료는 자신이 봤던 사람들의 인상착의를 말하며, 그들이 얼마나 예의 없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듣자 누구를 말하는지 대충 기억이 났다. 내 기억에도 분명 다른 사람들에 비해 건들거리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동료가 말하는 것만큼 예의가 없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다. 워낙 바빴기 때문에 그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는 게 더 정확했다. 이미 내겐 바쁜 시간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는 게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동료는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씩씩대며, 다음에 또 오면 똑같이 기분 나쁘게 해 줄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할 거라니 내가 딱히 할 말은 없었지만, '굳이?'라는 물음표가 드는 건 사실이었다.
좋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자세히 기억할수록, 상황에 대한 '확대해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작은 상대가 내게 했던 말부터지만, 기억은 점점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로 번져나간다. '왜 그 말을 그런 표정으로 했지?'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였나?' '맞아. 평소에도 날 우습게 보는 것 같았어.' '그때도 그랬고, 오늘도 그래.' 그렇게 계속 기억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확대해석과 의미부여를 하다 보면, 관계는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다. 사실 그 정도까진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싶으면 멈춰야 한다. 지레짐작을 사실이라 믿는 순간부터, 괴로워지는 건 '나 자신'뿐이니까 말이다.
내가 좋은 멘탈을 가질 수 있게 된 두 번째 측면은 '둔감함'이다. 나는 건강한 멘탈을 가지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예민함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자기만의 주관을 때로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수저를 세팅할 때 휴지를 깔아 두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것은 이 사람이 가진 자기만의 주관 중 하나이다. 아마 위생상의 문제로 이런 가치관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누구를 만나든, 어떤 자리에서든 이것을 반드시 고수한다고 해보자. 물론 깔끔한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반드시 수저 아래에 휴지를 깔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괜찮다고 말하는데도 굳이 자신의 방식을 관철하려 드는 사람을 대할 때 불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무언가를 강하게 주장할수록, 타인과 부딪힐 확률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예민한 사람일수록 자기만의 주관이 매우 뚜렷한 부분들이 많았으며, 그로 인해 타인과 갈등을 겪는 일들 또한 많았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행동은 분명 옳고 타당하다. 문제는 그 옳음이 '그들의 입장에서'라는 것이다. 수저 아래 휴지를 깔아 두면, 그냥 놓는 것보다야 깔끔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휴지를 깔아 두지 않는 사람들을 '더럽고 지저분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자신에게 더 편한 쪽을 선택하는 것뿐인데 말이다.
좋지 않은 기억력과 둔감함. 언뜻 듣기엔 별로라고 느껴지는 특성들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 덕에,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나를 향한 비난에 덜 상처받으며 살았다. 때로 무분별하게 타인을 향한 비난을 시도 때도 없이 일삼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목소리를 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봐주기를 원하는 건 아닐까. '악플보다 더 무서운 건 무플'이라는 말처럼, 그들 또한 사람이기에 무관심보단 차라리 자신을 욕하더라도 관심받길 원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말을 했다고 해서, 마냥 '이유 없는 비난'이라고 치부할 순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중요한 건 타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실수를 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부턴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별 이유가 없다면 거기서 생각을 멈추는 게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별생각 없이, 별 이유 없이 그저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고 있고, 회사에서도 자신의 몫을 잘 해내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당신의 인생에 1도 도움되지 않는 사람들의 말에 왜 신경 써야 하는가? 자기 객관화를 통해 스스로 정말 떳떳하다는 생각이 들면, 당당하게 행동하라. 나를 좋아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하루는 너무나 짧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 캔과 함께 오늘 당신이 받은 스트레스 또한 사라지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