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들이 참 많다. 분명 비가 온다는 소식이 없어서 우산을 챙기지 않았는데 퇴근 시간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고, 오늘 꼭 먹고 싶었던 음식을 파는 곳이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기도 하며, 정말로 일하고 싶던 회사에 지원했다가 쓰디쓴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닥쳤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오늘은 힘든 상황에 부딪혔을 때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오늘도 여느 날처럼 똑같이 일을 하던 중이었다. 사건은 오후에 터졌다. 갑자기 사장님께서 나오시더니 나를 포함한 직원들을 불러 모아 놓곤 말씀하셨다. 업무 분장을 새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은 거창했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내가 속한 부서의 인원 중 한 명이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전까지 이것과 관련된 어떠한 말도 없다가 갑자기 벌어진 이 사태에, 모든 사람들이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동해야 할 부서가 CS 부서였고, 제출한 이력서에 상담 관련 일을 2년 이상 했다고 기재했기 때문일까. 결국 부서 이동 대상자는 내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짐을 싸서 옮기는 건 아니었다.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원래대로 일을 하면 된다고 했지만, 내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뭐, 원래 회사란 게 다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거의 일방적으로 이뤄진 부서 이동에, 처음엔 마음이 꽤나 불편했다. 고객과의 상담이 어렵다는 건 이미 경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아는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상담이라니. 지금보다 앉아있는 시간이야 많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하는 건 딱 질색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결정권은 회사가 아니라, 나한테 있는 것 아닐까?'라고. 이미 부서 이동은 확정된 것이었지만, 아직 내겐 몇 달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이곳에 일을 하기 전부터 프리랜서의 삶을 꿈꾸고 있었기에, 오히려 퇴근하고 나서 나의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듯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가능성은 존재했다. 오히려 새롭게 시작한 일을 내가 더 잘할 수도 있고, 부서 이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사라진다면 원래대로 일을 할 확률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보다 불편한 기분이 한층 누그러졌다.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꾸면 된다. 말은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보는 시야는 분명히 달라진다. 달라진 시야를 통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할 수도 있고, 그런 도전들이 쌓여 상황 자체를 바꾸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곤란한 상황에 빠진 상태에서 그것만을 생각하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건 오로지 자신뿐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이런 적은 항상 있어왔다. '내가 이걸 왜 해야 돼?', '정말 하기 싫은데', '그냥 안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을 어느 해가 되었든 반드시 한 번 이상은 하며 살았다. 그렇지만 그 수많은 순간들 또한 지금은 과거의 한 점이 되었다. 아마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SOMDEF(썸데프)라는 가수의 노래 'All Good'이라는 곡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언제나 그래 왔듯 지나면 별일 아냐 편하게 생각하면 어려울 거 하나 없어 가끔은 잊어도 돼 네 머릿속 고민들 결국엔 시간 지나 먼지처럼 사라질걸' 정말 그랬다. 그 당시만 해도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고민들이, 이젠 무엇 때문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먼지 같은 것으로 변해버렸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은 결코 '욜로'와 같은 뉘앙스의 말이 아니다. 단순히 모든 것을 잊고 즐기라는 말은, 현실 도피와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건 '피할 수 없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불편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만났을 때 우산이 없다고 투덜거려봤자,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비를 피하려 들어간 카페가 의외로 괜찮을 수도 있고, 비를 맞은 채 집으로 가 씻고 나온 뒤에 들리는 빗소리로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부정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차라리 생각을 바꿔보면 좋다. 물론 힘든 현실 속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게 결코 쉽진 않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그 안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는 눈을 기를수록, 당신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 그것을 극복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다. 오늘 하루 당신에게 닥친 힘든 일들을 조금 바꿔 생각해보는 걸 추천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