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할까, 그렇지 않을까.
네 어항에는 나 혼자인 줄 알았다.
네가 건네는 관심이 오직 내게만 허락된 것처럼 느껴졌다.
선뜻 내미는 작은 도움들도, 다 나를 좋아해서 그런 줄 알았다.
… 하지만, 그 어항이 수족관인 줄 누가 알았겠어.
그래, 모두가 널 좋아했다.
예쁘고, 성실하고, 매사에 진심이고.
구김 없는 성격에 순수한 마음을 가진 너라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네 곁에 모였겠지.
모두에게 빛이던 태양을, 나 하나의 것이라 착각했던 거야.
저번에 길에서 너를 봤다.
옆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있었고,
자칫하면 손등이 스칠 거리에서,
둘이 나란히 길을 걷고 있더라.
멍하니 서서, 네가 나를 그냥 지나치길 기다렸다.
그래야 덜 아플 것 같아서.
이대로 네가 지나간다면,
그렇다면, 이제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너는, 참 다정한 너는.
나를 보자마자 웃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내가 너를 미워할 수도 없게 만들어.
그때의 수줍은 표정, 진심 어린 눈빛은 전부 허상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만든 환상이었을까.
네 앞에서는,
늘 이성이 제일 먼저 녹아내린다.
이대로 끝나는 건 싫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네가 이런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그 사람도 그냥 친구겠지.
네가 모두에게 다정한 거겠지.
그렇게 이유를 만들어 믿고 싶었다.
미련한 자기 합리화가, 이럴 때 빛을 발하는구나.
네가 줬다고 믿었던 온기가,
나 혼자 만든 불씨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공기, 설렘, 어색함이
전부 허공에서 흩어져 별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네 목소리가 들리면
네 미소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고개를 든다.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그럼 정말, 소원이 없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