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라서
소설 속에서만 보던, 그 낯간지러운 표현들이
전부 나와 너를 향한 우리의 이야기였다.
밤늦게까지 사소한 이야기를 하다 잠 못 들고,
뒤늦게 눈을 감아도 네 생각이 나고.
너와 나눈 대화를 온종일 곱씹다가 잠에 들고,
다시 너로 시작되는 하루에 푹 빠져 버렸다.
짧은 사랑놀이에 마음을 다 써버려서,
나의 세상은 온통 너로만 가득했다.
너의 목소리를 곧잘 분간해 내고,
네가 있는 곳이면 다 알고 있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뭘까.
공개 연애는 생각도 없었지만,
마음을 숨기기란 이미 어려웠다.
아직 아무에게도 우리가 사귄다는 걸 말하진 않았지만,
우리를 슬쩍 쳐다보는 친구들의 눈빛은,
우리 사이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
어쩐지 부끄럽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너와 손을 잡고 싶어진다.
네가 싫어할까, 섣불리 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수백 번, 떨리는 마음으로 너의 손을 붙잡고 복도를 걷는 상상을 한다.
우리는 그런 사이라고.
나는 누구보다 너를 잘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쁘게 말하는 법, 너를 대하는 태도, 내 성격...
다 완성됐다고 믿었는데, 역시 처음은 처음인 걸까.
네 앞에서 덤벙거리다, 너에게 못 볼 꼴만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너를 사랑하는 나의 한 과정이라 생각해 주면 안 될까.
오늘도, 네가
‘보고 싶다’고 한 그 한마디에,
손에 꽃을 들고, 달려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