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수소문 끝에 ‘가해자’로 지목되어 모든 것을 뒤집어썼던 권지민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장태준은 오랜 설득 끝에 권지민과 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말이 됩니까?”
권지민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다년간의 학생부장 경력에 수많은 학폭 사건을 다뤄봤지만 이 정도의 사건은 처음이었다.
사건의 내막은 남학생 몇이 컨테이너 물류 창고를 빌려, 그곳에 같은 학교 여학생을 불러내 집단 성폭행했으며, 입막음을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는 것이었다.
권지민은 자신은 주동자의 명령으로 그 영상을 찍는 데 가담했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학폭위가 열렸지만, 저는 주동자라는 이유로 가중처벌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영상을 찍었으니 잘못이 없는 건 아니죠. 하지만….”
권지민의 목소리가 일순간 격분으로 치솟았다.
“진짜 주범은 따로 있는데, 그 녀석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어요! 컨테이너를 빌린 건 박현우예요. 걔는 친구들이 부모 몰래 아르바이트할 때 쓰려고 오토바이랑 집기 같은 거 숨겨두려는 줄 알았다면서… 그렇게 빠져나갔어요. 말도 안 되는 변명인데… 통했습니다. 제가 모든 걸 뒤집어썼죠.”
권지민은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합의금을 마련하느라 엄마 아빠가 집을 뺐어요. 월세 살고 있다고요. 부모님이 하시던 식당도 신상이 털려서 문 닫았구요. 아빠는 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일하고 엄마는 식당 서빙 알바해요. 저도 학교 휴학했어요. 아무리 제가 억울하다고 말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저는… 제가 저지른 잘못 이상의 부당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박현우 그 자식은 멀쩡히 학교 다니고 있는데…….”
울먹거리는 권지민을 다독거리고 장태준은 사무실로 돌아왔다.
서준은 녹음된 음성 파일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다.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듯했다.
“이 사건… 반드시 뿌리 뽑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서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강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팀원들의 눈빛도 결연하게 빛났다.
그들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싸움의 시작점에 서 있었다.
2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