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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령 Jun 03. 2024

자, 라는 말

  문득 발목이 서늘해져서 잠에서 깼다. 누가 다녀간 같기도 했다. 방금 전까지 선명하던 얼굴이 조각조각 흩어지고 이내 사라져버렸다. 얼마 전까지 이불을 함께 덮었던 당신이었다. 나는 당신의 근심을 모른 척했다. 벽은 모로 누운 당신이었다. 자? 당신에게 묻는 대신 몸을 뒤척였다. 침대와 함께 흔들리는 말들이 잠꼬대처럼 웅얼거렸다. 당신은 아무 말 없었지만 나는 그 때 당신이 깨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때의 밤이 아직도 긴 꿈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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