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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령 Jun 29. 2024

쓰지 않겠다는 말


당신이 다시  시를 쓰면 좋겠어.


당신은 그렇게 말했다.


당신이라는 시,

그 시의 첫 행에

당신이 엎드려 있었다.


당신은 숫눈길이나
문지방처럼 내가 처음 밟고 가는 몸,


당신의 몸을 밟고 아파?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런 말은 으깨지지도 않고
발바닥에 박혀있다. 


안 아파?


 말의 오랜 뼛조각.


걷다가 가끔 발바닥을 들여다볼 때가 있었다.

그때 발바닥은 꼭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번째 행을 겨우 썼다.


엎드려있던 당신이 비로소 나를 향해 돌아누웠다.


                                       ㅡ   2021년 6월 16일의 메모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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