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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다

Semur-en-Auxois, France

by 난나

누구는 초록색 운동화를 사기 위해 이 하루를 보내고,

누구는 주말에 외국에 있는 남자친구가 돌아오기에 이 하루를 견딘다.


누구는 비행기 티켓을 만지작거리며 떠날 날만을 손꼽으며 기대감에 오늘을 살고,

누구는 좋아하는 뮤지션의 새 공연을 기다리는 재미에 이 하루를 버틴다.


누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려 살고,

누구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알았을 때의 찌릿함을 간직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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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지난 추억이 있기에 살고,

누군가는 그 기억을 없애기 위해 발버둥 치며 이 하루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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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사랑이 있어서 살고,

누구는 속박됨 없는 자유를 갈구하며 이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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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누군가는 잡다한 사유 따위 버리자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담으면 되는 거라고 다짐하며

당차게 이 하루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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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오늘만큼은 저 초록 잎들의 빛깔만큼, 머리 위 하늘의 높이만큼

상승된 마음 안고, 밝고 맑은 푸름으로 온 마음 물들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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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좋았던 기억 깡그리 잊고 ‘차라리 그때 잠자코 일을 더 해야 했었어.’라고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며

또 어떤 날을 보내게 될지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 만큼 이 순간을 향유하며 이 하루를 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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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을 기억하게 될 그날을 위해 오늘을 살고, 이 날을 기억하며 그 하루를 보내려면,

나는 보란 듯 신나야 하는 거다! 그러니 달려!





<오늘을 사는 이유>에 대하여.

프랑스, 스뮈르 앙 옥수아에서.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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