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포기자? 특별한 우리 학교엔 없어요.

by 뚝이샘

일반학교에서는 특별한 일이지만 특별한 우리 학교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혹여나 시간표가 조정되어 수학 수업이 바뀌기라도 하면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안 돼요. 수학 수업 바뀌면 안 돼요."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도 몰랐다.

이런 일이 특별한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특별한 우리 학교는 1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공부하는 특별한 고등학교다.


이곳에서 지금 놀라운 일이 펼쳐지고 있다.

수학을 진짜 열심히 한다. 수포자가 만연한 요즘~

우리 학생들은 수학수업에 진심을 다한다.

수포자? 우리 학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학교 문을 두드리고 입학하려고 마음먹을 때까지만 해도 수학이 제일 걱정이 되었단다.

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 졸업할 때는 모두 수학 덕분에 즐겁게 졸업한다고 하신다.

고등학교 와서 수학 열심히 배워서 다른 것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단다.

수학 수업 덕분에 손주들에게 수학을 알려주신단다.

100점 맞은 시험지를 코팅해서 거실벽에 걸어두었단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수학'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던 과목인데,

졸업할 때가 되면 수학을 더 배우고 싶다고 한다. 대학을 가보니 수학이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겠다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처음엔 많은 고민이 되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에게 수학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이 학생들에게 수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첫째.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알게 하자.
둘째. 수학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자.


이 두 가지만 우리 학생들이 느끼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수업 연구를 열심히 했다.

더욱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

학생들이 갖고 있는 배경지식이 너무나 다양했다.

중학교 졸업이 까마득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수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초등수학, 중등수학 내용까지 알려줘야 했다.

수업연구는 필수고, 수업 자료를 만들어 제공했다.

학생들이 수학 기호를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적어두었다.

학생들이 수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내가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순회지도다.

순회지도의 이유는 두 가지.

첫째. 질문을 편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교탁 앞에서 질문을 받으면 학생들이 부끄러워 질문을 하기가 어렵다.

괜스레 이런 거까지 물어봐도 되나? 싶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시로 순회지도를 한다.

순회지도를 하면서도 말한다.

"제가 이제 돌아다닐 테니 편하게 질문하세요.
아주 쉬운 내용이라도 괜찮아요. 궁금한 것들 질문하세요."

그러면 정말 편하게 질문한다.

그러면서 수학 지식이 공고해지는 것이다.


둘째는 학생들의 필기를 살핀다.

마음은 내가 칠판에 적은 대로 쓰고 싶지만

수학 기호라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다양한 내용이 필기되어 있다.

우리 학생들 정말 창의적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필기를 살피고, 잘못 필기된 내용은 수정해 준다.

그럼 학생들이 놀란다.

"선생님, 나도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이걸 알아봤어?
역시 대단해. 우리 수학선생님 최고."




나는 항상 첫 수학 수업 때 말한다.


여러분~~~
수학 때문에 학교 오는 것이 두려우셨죠?
하지만...
이제 수학 덕분에 학교 오고 싶을 거예요.


잘 들어보세요.
지금껏 수학 제대로 모르고도 잘~ 사셨죠?
각자의 삶들을 잘~ 살아내시고,
숙제처럼 남아있던 학교~
이제야 오신 거잖아요.


그럼 얼마나 그동안
수~~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셨겠어요?

수학 문제?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해결했던
수많은 문제들보다 쉬워요.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력, 추론력,
논리적 사고력등을 기르는 것이 목적인데요.


여러분들은 ~
이미 수학 보다 더 어려운 문제
다~ 풀고 여기 와서
그러한 능력들은 다 길러졌어요. ^^


수학 모를 때 더 행복하셨고,
더 잘 사셨어요.


수학 이제 알게 되면
머리가 지끈지끈할 텐데~


놀라운 일은요?
지끈지끈하고 화가 나는데~
공부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런 경험을 이제 하실 겁니다.


그럼 이곳저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

반신반의한 얼굴들...

일단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야 공부도 되겠지...


그렇게 시작한 수학 수업에 학생들은 진심을 다한다.

내가 판서한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연필을 꾹~꾹~ 눌러쓰면서

수학 수업에 집중한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린다.

수학 수업을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면서

각자의 삶 속에서 얼마나 열심히 사셨을까?

얼마나 공부가 하고 싶었을까? 등등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선생님 나 이번에 수학 100점 맞았잖아.
나 학교 다닐 때 생각하면 수학 진짜 어려웠는데
선생님 덕분에 100점을 맞아봐.
자식들한테 자랑했잖아."


"선생님 나 수학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어.
자다가도 생각나.
남편이 그러는데 잠자면서 잠꼬대로
부분집합, 교집합 ~ 뭐 그런 이야기를 한다네.
수학이 엄청 재밌어."


"선생님~ 수학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
어려운데 자꾸 하고 싶어.
무슨 말인지 모를 때도 많은데
그냥 수학이 좋아."



내가 쓰일 수 있어 감사한 곳이다.

임용합격해서 일반학교에 갔다면

평범한 수학교사였을텐데~


특별한 우리 학교에서 나는 1타 수학선생님이다.

9번 임용을 떨어질 만큼 수학 못하는 사람인데^^

우리 학교에서는 수학 제일 잘하는 사람이다.

이렇든 저렇든~

우리 학생들이 끝까지 수학을 포기하지 않아 감사할 따름이다.



학생들은 이제 수학을 더 이상 겁내지 않는다.

수학이 결코 두렵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을 손자, 손녀에게 알려주면서

더욱 수학이 재밌단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단다.

수학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하고 감사하다.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주었다면
저 일타 강사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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