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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우먼 Oct 05. 2021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왜 해?"(초기#1)

20대 후반의 꿈꾸는 홍보대행사 창업 이야기

 앞서 쓴 글에서 우리를 준비된(?) 퇴사자라 말했다.

물음표를 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약간의 비꼼이 섞여 있다고 해야 할까.


 준비된 퇴사자가 아니라는 걸 이렇게 강조하고 싶었다.


 완벽하게 준비된 퇴사는 없다.

어느 정도 미리 대비는 할 수 있겠지만 향후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에.


#꿈꾸는 홍보대행사를 창업하다

 각각의 전공을 살려 디지털 홍보대행사를 창업했다. 우리의 주 분야는 '패션'.

패션 이외의 분야는 맡을 생각이 없었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더 많이 상상하고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패션과 쇼핑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잘 안다. 나도 30년 동안 그 열정을 잊은 적이 없다. 매일 자료 수집을 하고 특별히 좋은 부분은 우선순위로 공유하며 감각을 더욱 길러나갔다. 그 누구보다도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꿈꾸는 홍보대행사. 우리가 가진 모든 잠재력과 상상력을 다 보여줄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주변의 기대가 때론 무겁다

 우리의 창업 소식에 주변인들은 선물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줬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낄  있었다.  성공해서 받은  이상으로 그들에게 돌려주자 다짐하기도 했다. 성공의 기준도 높았다. 많은 클라이언트와 함께 엄청난 돈을 벌게 되는 .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유능한 주변인들을 채용해 같이 무언가를 이루어 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왜 해?"

 창업 시작 전, 한 친구의 말이 머리에 내내 맴돈다. 겁이 많은 나라 용기를 내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래 잘 안 돼도 다시 회사에 돌아가면 될 거야'라며 나를 합리화 시킨 적이 있다. 친구에게 말했더니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왜 해?"였다. 맞는 말이다. 무조건 해내겠다고 생각해도 부족한데 왜 저렇게 생각했을까. 친구 덕분에 부정적인 기운을 조금이나마 멀리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플랜B를 만들 것이 아니라, 무조건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 우리의 회사고 우리의 일이고 우리가 대표니까.



#내가 대표인데 주간 보고도 써야 해?

 사업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이다. 우리의 부모님들도 평범한 회사원이셨다. 어깨 너머로라도 구경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다. 주변에도 사업가가 거의 없었다. 그럼 어떡해? 부딪혀 보는 수밖에. 아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했다. 해보고 아니면 방향을 바꾸고. 우리는 매일 각자의 업무 실행에 대해 작성하고 공유하고, 주간 보고도 쓰고 회의도 했다. 보고서 작성은 회사 다닐 때 주로 사원들이 하는 업무라고 생각했다.


 마치 내가  기업의 대표가  것처럼, 대표가 주간 보고도 써야 하냐며 불평했다. 누가 봐도 아마추어티가 폴폴 났을 거다.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가 어이없다.


#미팅하면 모든 게 일사천리일 줄 알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미팅을 했다. 미팅만 하면 계약까지 가는 줄 알았다. 미팅에서 100% 성사는 아니었다. 계약까지 가지 못했을 때의 허탈함. 쌓이고 쌓였을 땐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원인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다. 우리는 미팅 후 연락이 없는 곳에 다시는 연락하지 않았다. 초짜가 했던 가장 큰 실수였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도 붙잡을 이유 없어' 이런 어이없는 이유는 아니다. 그저 우리가 많이 소극적이었을 뿐이다. 미팅 후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다시 제안을 할 수도 있었다. 기회는 분명 다분했다. 미팅까지 한 데에는 적합한 이유가 있었을 테니.


  시기,  안의 자존감이 탱탱볼처럼 깊은 바닥까지 갔다가 하늘을 찔렀다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우리를 믿고 맡겨주세요(첫 클라이언트와의 계약)

 앞서 작성한 대로 패션 회사를 돌며 미팅을 했다. 그러던   회사와  계약을 성사시키게 된다. 준비한 2부의 계약서  장을 접어 정성스레 마주하며 도장을 찍었다. 우린 글로벌 쪽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계약한 회사도 그쪽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펼쳐질 미래들을 상상하며 뛰는 심장을 따뜻한 커피로 겨우 잠재웠다. 미리 김칫국 마시고 싶지 않았다.


 유명한 도장집, 일명 이곳에서 도장을 파면 성공한다는. 그곳을 찾아가 만든 우리 회사의  도장을 찍은 것이다


'우린  성공할 거야'라는 확신이 생겼던 .

이전 01화 나는 준비된(?) 퇴사자였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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