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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컨 Sep 10. 2021

4. 월급루팡 아닌 척 하기

난 루팡이 아니오



난 루밍아웃을 안한 루팡이라

다들 내가 어느 정도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서 업무를 하는 척하며 루팡짓을 하고 있다.

 

나 루팡이요 하고 루선언을 하고

업무에서 열외 취급을 받기에는 아직 정년이 멀어  

이렇게 히든 루팡짓을 해야한다.  

 

루팡인데 루팡이 아닌척 하려면  

몇가지 지켜야할 수칙이 있는데  

 

첫째 업무가 돌아가는 흐름은 알고 있어야 한다.

 

누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그런 업무는 어떤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 되는지

그래서 사고라도 나면 프로세스 중 어디에서

누구의 실수로 벌어진건지 추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추측이 들어맞는지를 확인하고

경과사항과 결과보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이건 사고가 났을때 조치사항이

만약 실적부서라면 기본적인 실적 달성을 하면서

루팡짓을 해야한다.

 

만일 실적을 내팽겨쳐버리고 루팡짓만 한다면

아주 잠깐은 일탈이고 반항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이내 미운털이 박혀 다른 직무로 변경이 되 새로운 업무를 새로운 동료가 있는 곳에서 하다보면 루팡짓은 하고 싶어도 할수 없게된다.

 

KPI 달성은 해줘야지만 루팡도 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어느 정도 일은 할줄 알아야 한다.

 

문서작업도 할 수 있고 시스템에서 결과값도 뽑을 줄 알아야지 루팡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루팡은 스마트하고 영리한데

무턱대고 회사에서 배째고 놀다가 가면

그건 루팡이 아니라 행패부리며 남의 물건을 빼앗는 화적떼일테다.

 

그런 능력이 있으면 왜 루팡짓을 하겠냐고

묻겠지만 루팡짓 자체가 내 실력을 몰라주는

회사와 상사에게 빈정 상해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실력은 간간이 보여줘야 한다.

 

 

두번째 수칙은 세번째 수칙과도 연결이 되는데

셋째 동료들한테 어느정도 인정은 받아야 한다.

 

루팡이 그 실력으로 주변 사람들의 동경을 받았던 것처럼 루팡짓을 해도 지지세력은 있어야 한다.

 

인정을 받으려면

업무를 통달하고 있으면서 부서원들이 힘들어할때나 혼란스러워 할때 맥을 딱딱 짚어주던가

 

아니면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어

어떤 종목을 좀 사봐 그러면 오를꺼야

어디다가 아파트 갭 투자를 해봐 3천만원 벌꺼야 하는 직장인 누구나 가장 고파하는 점에 대해서 찍어주던가

 

그도 아니면 성공적인 자녀교육 방법을 가지고 있어 아이들 교육은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

난 이렇게 해서 우리애 국제고 보냈잖아 하는

자녀가 있는 엄마 아빠에게 피와 살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뿌루퉁해서 일도 안하고 혼자서 밥먹고 유투브나 보다가 집에 가버리면 그건 루팡이 아니라 왕따이다.

 

 

정리해보면 회사도 나를 필요로 해야 하고

나도 회사가 있어야 루팡이 성립이 된다.

 

루팡 아닌 척하기라고 써보기 시작했는데

쓰고보니 결국 업무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안하는것도 아 이도 저도 아닌 꼴인것 같고

내가 남을 속이고 내가 나를 속이는

그런 꼴이기도 해서 씁쓸한 와중에

괴도 루팡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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