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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컨 Oct 07. 2021

6. 월급루팡이지만 꼰대는 아니에요

꼰대들의 극혐 메뉴 두근두근 스테미나정식 by '회현카페'

 

루팡과 꼰대는 분명히 다른 의미이지만

사람에 따라서

루팡이면서 꼰대인 사람도 있고

꼰대지만 루팡이 아닌 사람도 있고

루팡이지만 꼰대가 아닌 사람도 있다.

 

내 경우에는

내부 조직원끼리는 총질하지 말자는 생각에

루팡이지만 꼰대는 아니려고 하는 부류에 속한다.

 

그래서 회사 동료와 얘기하다 보면

'아! 이 사람은 정말 꼰대스럽구나' 하는 느낌이 팍 오는데

그런 사람의 몇 가지 특징을 아래와 같이 찾아본다.

 

우선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자기 위주 화법이  첫 번째이다.

꼰대는 본인이 찬란했던 과거 이야기에 심취되어 지나치게 상세한 서술을 자주 한다.

듣는 사람은 전혀 공감 포인트를 못 찾고 그런 시간이 지루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입이 트인 꼰대는 대화 포인트마다 본인의 찬란한 과거로 연결하는 재간을 부리는데 그렇게 같이 점심이라도 먹고 오면 기억에 하나도 남지 않는 옛날 얘기로 뒤덮여 기분 전환은커녕

식사가 소화되지 않은 채 거북하게 된다.

 

두 번째는 타협 없는 메뉴 선택이다.

밥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으로 똘똘 뭉친 꼰대의 점심은 참 다가가기 어렵다.

 

밥은 물론이고 국물도 양보 못한다는 철칙 아래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부대찌개, 동태찌개와 같은 꼰대 메뉴 룰렛판에서는 스키야끼, 또띠야, 스테이크 샐러드는 물론이고

짜장면도 적폐로 몰려 '오늘 뭐 먹을까?' 하는 질문에 '아무거나 먹죠' 하며 맥 빠진 대답하는 게 일상이다.

 

진짜 가끔 주니어들과 식사라도 하게 되면 메뉴는 무조건 스파게티와 피자로 정하고

'나도 이런 거 먹을 줄 아는 사람이야' 하며 밥값보다 더한 공치사를 들어야 한다.

그런 공치사 들을 바엔 퇴근하고 집에 갈 때까지 냄새가 배어있는 부대찌개나 먹고

입이나 다물게 할걸 하는 생각이 굴뚝이다.

 

마지막은 유연성 없획일된 사고 강요이다.

'이런 대우를 해주는 회사 없으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라'

'요새 젊은것들은 말이야 감사할 줄을 몰라' 하는 식의 발언을 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칭송해마지 않던 회사에서 결국 임금피크제 들어가고 매년 삭감되는 급여를 받아 들고 나서야 늦어버린 상황을 깨닫는다.

 

비단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차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정해진 관습과 태도로 일관하며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 채 '이건 늘 이래 왔으니 이래야 한다'를 강요한다.

 

쓰고 나서 보니 꼰대스러움은 아마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채 이기적인 자세를 뻔뻔스레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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