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이 세상에 온 걸까? 어떤 의미에서는 고통스럽고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냉담하며 잔인하기까지 한 세상에 넌 왜 던져지다시피 온 걸까?
나는 이런 고민을 스무 살이 넘어 하게 됐어. 아이들을 따라, 흐름을 따라, 조류에 떠밀려 대학이란 데를 가게 되었고 거기에서 의미없는 생활을 하다 군엘 가게 됐고 제대하니 스물다섯 살이 되어 있었거든. 그때 난 이전의 나와는 뭔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어. 그건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거야. 난 그게 지금도 감사해.
군엘 가 보니 내가 얼마나 좋은 조건에서 자랐는지 알게 되더라. 대학엘 간 사람은 절반도 안 됐고, 십대 때부터 돈을 번 사람, 부모가 없는 사람, 집이 가난한 사람, 학교를 다니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 난 그 친구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됐어. 어떻게 살아왔을까? 그 고난과 힘든 생활을 어떻게 견디고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그러니, 내 삶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 뭔가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 그래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 책을 읽기로 했어. 소설도 읽고 역사도 읽고 철학서적도 읽었지. 읽는다는 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어. 읽는다는 행위는 나를 알아가는 행위와 같다는 걸 깨달았지. 나는 읽으면서, 지나간 시간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재해석하게 되었지. 유년기, 초중생 시절,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대학 시절까지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보니 내 삶이 한 편의 영화처럼 다시 짜여지고 조직되고 구성되었지. 나는 다시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은 거야.
바닥을 깔고, 기둥을 세우고 살과 벽을 바르고 창문을 갈아끼우고 문을 달고. 그건 즐거운 일이라고 느껴졌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내것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으니까. 이제 내 삶에 있어 처음으로 내 집을 내 힘으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지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지. 고통스럽지만, 힘들고 어렵지만 그것만이 내 인생을 자유롭게 하고 의미있고 가치있게 만들어 주리라. 나는 생각했어.
자, 이제 너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넌 지금 어디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야. 그건 어떤 의미가 있지? 너에게, 또 타인에게, 이 세계에. 나는 지금 네가 너의 삶에 대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행여 불안하고 무섭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 너의 집을 구축하는 거야. 너만의 방식으로, 너의 힘으로, 너 스스로. 그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만이 너의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 줄 테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어. 시간은 충분하니까. 우리 생은 우리가 무언가 의미있게 실행할 정도로 기니까.
무엇보다 네가 이 세상에 온 이유에 대해 알아야 해. 그건 너만이 할 수 있어. 그 누구도 타인의 존재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할 수 없어. 그건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넌 늦지 않게 그 일을 시작해야 해. 미루거나 회피할 수는 없어.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의미없는 시간이 지속될 테고 그건 무엇보다 너 자신의 삶을 지옥으로 이끌 거야.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고 불행하며 불안하고 의심으로 가득하다면 그곳은 지옥일 뿐이야. 네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서는 안 돼.
자, 천천히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 네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찾자.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따뜻한 난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온기를 주기 위해서일 수도 있을 거야. 길을 만들어 이 세상 사람들이 마음껏 여행하도록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어. 그게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몰라. 찾아야 해. 발견해야 해. 그러기 위해 다음 3가지를 추천할게. 이것들이 너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거야.
1. 책을 읽는다.
2. 여행을 한다.
3. 사람을 만난다.
4. 무엇이든 일을 한다.
5. 성장한다.
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싼 물건이야. 그러니 책을 사는 돈을 아끼지 마. 무엇이든 좋으니 집고 읽어. 그리고 재미없으면 내려 놔. 그리고 다른 책을 집어. 그러다 보면 네 흥미를 당기는 책을 만나게 될 거야. 그때까진 계속 문을 두드리고 구해야 해. 좋아하는 책을 만나면 읽어. 그 책이 그 다음 책으로 널 이끌 거야. 너무 많은 책을 읽으려 옥심내지 마. 너의 방식 대로 책을 읽어야 해. 남들이 말하는 방식을 따라해선 안 돼. 너는 어디까지나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니까 책을 읽는 방식에도 너만의 방식을 만들어야 해.
그리고 여행을 가.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가깝든 멀든 관계 없어. 무엇이든 먹고, 사람들을 봐. 이 세상이 생긴 모양을 관찰해 봐. 이 우주가 돌아가는 방식을 바라봐. 거기엔 전통이 있고, 패턴이 있으며 아름다움이 있어. 그건 너에게 삶의 힌트를 줄 거야.
사람을 만나. 모든 인간은 타인 없이 홀로 설 수 없어. 아무리 잘난 사람도 타인이 필요해.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아야 해.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이 말을 해 주고 싶어. 어느 순간 난 아무리 못난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거야. 그건 나 자신에게 실로 큰 도움이 됐어. 의지가 있다면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선물이야.
자, 일을 해야 해.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 세상이 뭐라고 말하든, 평가하든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내게 할 일이 있다는 점이야. 그건 굉장히 큰 축복이거든. 그건 내 삶을 나 스스로 책임진다는 선언과도 같아. 이 거칠고 황량한 땅 위에 거대한 표석을 세우고 이제 나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선언.
마지막으로 성장해야 해. 학교를 다니든, 일을 하든, 책을 읽든, 사람이 만나든 그 의미는 성장한다는 데 있는 거야.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건 어린아이나 다를 바 없어.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며 매일 살아나간다면 너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너는 이 우주에 단 하나뿐인 고유한 존재야. 유전자적으로도, 개성적으로도.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 너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라. 그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홀로 가. 힘들면 잠시 쉬어 가도 돼. 그리고 다시 일어나 걷는 거야. 언제든 내게 편지를 보내.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을지도 모르지.
너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할게.
*이 글을 성장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전달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