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아 있을 수 없지
나는 살아 있고 건강하다. 기운 내자. 주저앉아 있을 수 없지. 자, 오늘도 꿋꿋이 살아가자.
-하라다 히카, <낮술>-
주인공 쇼코는 낮술을 마신다. 보통 아침까지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낮술이 쇼코의 유일한 사치다. 힘든 상황에서 낮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쇼코의 삶을 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모든 이는 살아가기 위한 낙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없어도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이 답일 때가 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모르겠다. 그냥 버티는 것 만이 답이라는 것 밖에는 알기 힘들다. 떨쳐내도 자꾸만 비집고 들어오는 불안감에도 ‘그건 그거고’라고 떨쳐내며 현재에 집중하는 것 만이 숨 쉴 수 있는 길임을 안다. 그래서 본인의 숨구멍을 찾은 쇼코가 부럽다. 때론 절망적인 현실에도 살아 있으니 꿋꿋이 살아가자고 다짐하는 쇼코를 너무나 닮고 싶다. 불완전하고 위태위태한 상황 속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포기하고 싶어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감사의 마음을 잃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