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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르름 Jul 07. 2024

지금 모습 그대로 떳떳해지는 연습

바닥에 주저앉아 있어도 훌륭한 한 판의 인생

인생은 달리기처럼 공동의 목표가 없어요. 360도 어디로 달려가도 다 마찬가지예요. 심지어 안 달려가고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 있어도 훌륭한 한 판의 인생이에요. 난 앉아있는 사람이다. 끝. 누가 뭐라 그럴 거예요. 그러니까 얽매이지 마세요. 타인의 어떤 평가에.


- 김주환, <나를 평가대상에 두지 마세요​> -


언젠가부터 눈치라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덕목처럼 되어버렸다.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는 것을 마치 삶의 기술처럼 여기고 이를 위해 나를 갈고 깎던 지난 세월. 그러고 보니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가 나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지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잃어버린 것들도 많았다. 나의 욕망, 나의 욕구, 나의 취향을 대세에 맞추다 보니 정작 내 목소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때로는 스스로를 끊임없는 비교와 자기비판으로 내몰았고 나까지 내 인생을 남의 잣대로 평가하게 되었다. 한창 내 인생을 평가절하던 중에 김주환 교수의 “그냥 바닥에 주저 않아 있어도 훌륭한 한 판의 인생”이라는 말은 큰 해방감을 주었다.

넘어져도 괜찮은 것을 넘어서서 주저앉아 있어도 괜찮아라니. 사람의 인생이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기준 또한 스스로 세운 허상이자 괴로움의 근원이라는 것을 이렇게 깨닫게 된다.


물론 여전히 “난 앉아있는 사람이다. 끝”이라고 자신 있게 공표하는 그 부분이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오랜 경험과 세뇌로 인해 비교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오히려 도태되는 것 같은 꺼림칙함이 밀려온다. 더군다나 SNS와 미디어는 세계 각지에서 밀려오는 온갖 원치 않은 정보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SNS 속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상대의 하이라이트 씬과 나의 비하인드 씬을 비교하는 것과도 같다고 하던가. 고도로 정제되고 엄선된 누군가의 베스트와 나의 가감 없는 일상을 비교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일 것이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달려야 한다는 생각, 인생이 달리기와 경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이렇게 생겨먹은 내 자신이 더 떳떳해질 수 있는 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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