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은 가고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by 푸르름

마음이 많이 아플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 이해인, <어떤 결심> -


자꾸만 잊는다. 오늘 하루 견딜 수 있으면 내일도 견딜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오늘 하루 도망치지 않은 것이 그것 자체로 큰 수확이자 성과였음을.


남의 탓을 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것을 피하지 않는 것이 용기임을.


마음은 예민해져 가고 몸은 노쇄해져 가지만 사랑했던 기억을 여전히 아름답게 간직하며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해도 도와주겠다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말자. 난 이미 온전하고 나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