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진실
차를 타고 가는 길, 햇빛이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한다. 뒷좌석에 앉은 빛이가 말한다.
"해가 빛이한테 장난쳐. 눈부시게. 계속 눈부시게 장난쳐."
잠시 후, 이번엔 빛이가 약간 흥분했다.
"아빠, 내가 왜 햇빛을 싫어하는지 알아?"
소리 없이 들이닥친 햇빛은 빛이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그렇게 한소리를 듣는다. 뜬금없이 햇빛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너 원래 햇빛 싫어했어? 처음 듣는 얘기네? 자꾸 눈부시게 장난쳐서 그런가?"
"아니."
"햇빛이 비치면 더우니까?"
"아니."
"갑자기 놀라게 해서 그렇구나?"
"아니."
"그럼 뭔데?"
"햇빛에선 먼지가 나오잖아."
그러고 보니, 햇빛이 비치는 곳에만 먼지가 떠다니는 게 보인다. 햇빛 입장에서는 세상 억울하겠다.
"엄마, 나 귀 파줘."
빛이가 엄마 다리에 기대고 눕는다. 작은 귀에서 뭐 대단한 걸 파내길 기대하기보다는, 그저 엄마 품에 누워 귓속을 살살 긁어주는 느낌을 즐기는 것 같다.
빛이 차례가 끝나면 자연스레 2살 하늘이도 언니처럼 엄마 다리에 눕는다. 처음엔 귀를 파는 시늉만 하던 엄마가 화들짝 놀란다.
"이 쪼끄만 아기 귀에 이런 왕건이가 있다고?"
엄마는 하늘이 귀를 메우고 있던 거대한 귀지를 집게로 끄집어낸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빛이가 소리쳤다.
"엄마, 아빠! 다 같이 모여봐요. 하늘이가 말을 안 들은 이유가 이거였네! 하늘이한테 '오해해서 미안해~' 합시다!"
우리 가족은 하늘이를 가운데 두고 함께 외쳤다.
"오해해서 미안해~"
근데 아빠는 왠지 아까 낮에 그 햇빛에게도 이 말을 전해주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