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신비
생후 27개월 하늘이가 장난감 과일을 칼로 썰며 계속 조잘댄다. 어린이집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거 하나 먹으면 괜차나아~ 자, 이것도."
아이들의 말이 늘어가는 과정은 언제 봐도 참 경이롭다. 어떻게 아무런 문법도 모르는 아이가 이것'도'처럼 조사를 사용할까.
"그거 조바아~ 쫌 줘바아!"
요즘은 떼를 써도 그저 귀엽고 신기하다.
"이야. '쫌'이라는 말도 알아? 우리 하늘이는 왜케 말을 잘하냐아?"
뒤에서 약간 질투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원래 언니가 있는 애들은 다 말을 잘해."
아차. 첫째 빛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칭찬도 함부로 못 한다. 급히 수습에 들어간다.
"맞아~ 언니가 말을 엄청나게 잘하니까 하늘이도 잘 따라 하나 봐! 근데 빛이야, 넌 언니가 없어도 어릴 때부터 말 잘했는데?"
빛이는 망설임 없이 같은 톤으로 대답한다.
"난 엄마아빠가 말이 많잖아."
이 아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