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쁨
유치원 하원길에 빛이와 편의점에서 고깔 모양의 과자를 하나 사 왔다.
빛이보다 하늘이가 더 눈독을 들인다. 3살 아이가 먹기엔 다소 자극적인 맛이지만 동생은 역시 뭐든 빠르다. 저 쪼끄만 녀석이 벌써 '꼬깔과자'라니.
그래도 나름의 질서가 있다. 하늘인 언니가 주는 것만 먹는다. 절대 먼저 손대지 않는다. 평소 언니가 손찌검 한 번 안 하는데 신기할 정도. 사실 빛이가 말로 패기 시작하면 그게 더 무섭긴 하다.
빛이는 과자를 두 개 꺼내어 하늘이에게 먼저 줬다. 하늘이는 양손에 과자를 하나씩 들고 쪼르륵 달려오더니 울상을 짓는다.
"두 개 밖에 없어어~~"
그 모습을 본 빛이가 하늘이를 부른다.
"하느리 일루 와."
그리고 친절하게 하늘이 손가락에 꼬깔과자를 하나 더 끼워 준다. 과자를 받은 하늘이가 다시 내게 달려온다. 이번엔 아주 신나고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아빠아~~ 언니가 세 개나 줬어!"
엥? 두 개는 '밖에'고 세 개는 '나'야? 두 개와 세 개의 차이가 이렇게 큰 건가? 단순 계산으로는 그저 1.5배지만, 아이의 반응과 표정을 보면 분명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작은 것에 기쁨을 누리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