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대
"아빠, 난 어떤 사람이랑 결혼해?"
6살밖에 안 된 빛이가 묻는다. 결혼을 남녀가 하는 건지도 잘 모르는 아이의 입에서 나온 '결혼'이란 단어가 왠지 낯설다.
"빛이는 어떤 사람이 좋은데?"
"말 안 듣는 사람이 좋아. 밥 달라고 하면 빵 주고, 면 달라고 하면 돈가스 주고, 뭐 그런 사람."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아이들 세계는 늘 알다가도 모르겠다. 약간 엉뚱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이유를 물었다.
"왜 그런 사람이 만나고 싶어?"
"난 그럴 때 웃음이 나와."
그래서 너도 아빠를 웃게 하려고 자꾸 거꾸로 행동하는 거야? 휴지 달라고 하면 숟가락 주고, 컵 달라고 하면 밥그릇 주는 이유가 있었구나?!
덕분에 아빠가 많이 웃긴 하는데, 이를 악물고 웃는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