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모사의 무게

직접화법

by 윤슬기

빛이가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평소에 못 보던 웬 공룡이 하나 보인다. 약간 불안하다.


“빛이야, 그건 뭐야?”

“장난감.”


틀린 대답은 아닌데 약오르다. 마음을 눌러 담고 차분히 다시 묻는다.


“아빠도 장난감인 건 아는데, 어디서 났냐고.”

“유주니가 줘써.”


순간 마음이 철렁한다.


“진짜야? 유준이 거 그냥 가져온 거 아니고?”

“응. 유주니 엄마가 유주니한테 ‘넌 집에도 공룡 많~이 있으니까 빛이 하나만 주자아~?’ 했어.”


유준이 엄마 성대모사까지 하는 아이를 보며 웃음과 안도의 한숨이 동시에 나온다.


다섯 살, 이제 고작 만 세 살이 된 아이의 말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는 걸 느낀다. 아이들은 말을 옮길 때 '유준이 엄마가 유준이한테 공룡 하나 주라고 했어'처럼 간접화법이 아닌, '직접화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있는 그대로를 옮기는 말. 왜곡되지 않은 말. 오늘날 우리에게 더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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