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이른 아침,
창밖으로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중이다. 아저씨의 형광연두색 옷이 햇빛에 반사되어 번쩍인다. 한참을 가만히 지켜보던 빛이가 묻는다.
“아빠, 소방서 아저씨는 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거야? 원래 큰 차 타고 다니잖아.”
소방대원들이 입는 주황색 옷과 헷갈렸나 보다.
“아, 빛이야. 그 크은~ 차 타시는 분들은 불을 끄러 가는 거고, 여기 연두색 옷 입으신 분들은 우리 동네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는 분들이야. 소방관 아저씨들이랑 옷 색깔이 조금 다른데, 다 꼭 필요한 좋은 분들이셔.”
육아의 힘든 점을 대라면 끝도 없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본캐(本character)를 잃어버리는 것 아닐까.
'나도 왕년엔 꽤나 잘나갔는데. 일 잘한다는 소리 좀 들으며 인정도 많이 받았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빨래, 청소, 설거지에 아이와 놀아주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느라 하루의 에너지를 다 쏟는다.
육아만큼 경력이 중요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회사를 쉬는 순간, 바로 '경력 단절'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원래 입었던 옷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소방서 아저씨가 왜 자전거를 타고 가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 주며 새삼 또 느끼고 깨닫는다.
지금 무슨 옷을 입든, 각자의 자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란 사실을. 한 생명을 키워내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