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기도 캐시리스(Cashless)

인도의 간편 결제 시스템, UPI를 소개합니다.

by 김한샘

요즘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어느 곳을 가도 현금의 사용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인도 역시 최근 몇 년간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캐시리스 (Cashless) 사회로 전환 한지 오래다. 특히 정부의 주도로 개발된 UPI(Unified Payment Interface)는 인도의 디지털 경제의 핵심과도 같은 존재라 한 번쯤 소개하고 싶다.


UPI는 인도 정부와 국립결제공사(NPCI)가 합작하여 개발한 디지털 결제 수단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정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개인 고유 가상 지불 주소인 VPA(Virtual Payment Address), QR코드 스캔, UPI ID, 휴대폰 번호 중 한 가지가 필요하다. 본인 인증을 거친 개인 예금 계좌가 휴대폰 번호 및 UPI 시스템에 연동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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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돈을 지불할 상대의 UPI QR코드를 확인한다. 그리고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해당 QR코드를 스캔하고, 고유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면 끝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실제로 이 지불 과정은 10초, 아니 5초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이 서비스는 어느 곳에서나 이용 가능하다. 실내인 식당이나 쇼핑몰 같은 곳은 말할 것도 없다. 실외로 나가면 오토릭샤 요금도 지불할 수 있다. 툭툭이 드라이버들 역시 개인별로 UPI 계정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일, 야채 등을 판매하는 길거리 노점상들의 좌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인도에 살지 않은 지 13년이 넘은 남편은 외국 신용카드를 쓸 수 없는 환경에서는 늘 현금을 들고 다녀야 했다. 예를 들면 노점상에서 무언가를 살 때, 오토릭샤를 타고 가까운 곳으로 나갈 때, 혹은 영세한 규모의 로컬 식당을 방문할 때 등등.


이렇게 인도에 살지 않는 인도 사람은 NRI(Non Resident Indian)라고 불린다. 인도에 살지 않으니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매번 현금을 인출하러 가기도 번거로우니 자신의 형에게 이를 부탁하거나, 혹은 결제를 대신해 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러한 불편함에서 해방된 지 오래이다.


UPI는 아래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이 스위기(Swiggy)를 비롯한 전자 상거래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현재 시점에서 인도에서 인기 있는 플랫폼은 폰페(PhonePe), 구글 페이(GooglePay), 그리고 페이티엠(PayTm)이다. 그중 폰페는 시장 점유율의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인도 어디서나 폰페 특유의 보라색 QR코드를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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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인 남편의 의견을 참조하여 정리해 보자면, 이 UPI 결제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은 편리함 외에도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Debit 위주의 경제를 만든다는 점이다. 즉 직불 카드 위주로 돈을 사용하는 심리적 및 물리적 환경을 제공한다. 가장 적나라한 비교 예시를 들 수 있는 것이 Credit 위주로 경제가 돌아가는 미국 그리고 캐나다이다.


경제학 전문가가 아니니 간단히 마무리하려 한다. 신용카드는 장점도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꼽자면 바로 계좌에 돈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UPI는 개인의 은행 계좌, 즉 Debit에 연동되어 있다. 돈을 지불할 충분한 금액이 계좌에 있지 않으면 결제가 불가능하니, 보다 건강한 소비를 하게끔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꼽자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검은 돈(Black Money)의 출처를 더욱 명확히 밝힐 수 있다는 점이다. 부정부패가 오랜 사회적 병폐로 자리해 온 인도는 이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래서 2016년, 모디 정부는 불법 소득과 세금 회피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급진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UPI 결제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며, 인도는 현금 중심 경제에서 디지털 중심 경제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 결과, 돈의 흐름은 투명해지고, 사회의 신뢰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이렇게 인도는 더 이상 ‘뒤처진 나라’가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로 진화하는 나라임을 보여준다. 현금이 사라진 자리에 QR코드가 들어서고, 복잡한 서류와 도장이 필요했던 절차를 디지털 신원(Digital Identity)이 메운다. 물론 여전히 여러 분야에서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조용하지만 거대한 디지털 선진국으로의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인도의 미래의 모습을 앞으로 기대해 본다.




※참조: https://dream.kotra.or.kr/dream/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2&MENU_ID=355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15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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