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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Oct 21. 2022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잠든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볼 때,


사랑스럽고, 예쁘고, 말랑하고, 귀엽고, 애틋하고, 흐뭇하고, 찡한.. 

세상의 온갖 예쁜 말들을 다 붙여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몽글몽글 뭉클해진다. 


꼭 감긴 두 눈, 간헐적으로 쪽쪽이는 앙다문 입, 새근새근 콧소리와 볼록볼록 배를 바라보기만 해도 고된 내 하루가 다 보상받는 느낌이다. 마무리할 집안일이 산더미 쌓여있더라도, 이 시간의 선물을 감사히 누려본다. 


내 잠든 아이를 토닥이며 기도한다. 

"우리 아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자라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 행복하고, 감사와 믿음으로 잘 성장하게 해 주세요."


코를 킁킁대며 내 아기 냄새를 맡는다. 몽실몽실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잠든 아이에게 고백한다. 

"사랑해 사랑해, 엄마가 제일 많이 사랑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 같을까? 


잠든 아이들을 보니 생각나서 꺼내본 그림책.

나와 같이 잠든 아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엄마가 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갓 태어난 아기를 가슴에 꼭 안고 포근하게, 부드럽게 다독이는 엄마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점점 자라고 자라 말썽꾸러기가 되어 버린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를 미쳐버릴 것 같게 만드는 고단한 하루의 끝,  


그럼에도 잠든 아이를 보며 엄마는 변함없이 노래를 불러준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이는 자라고 자라 아홉 살이 되고, 더 자라 청소년이 된다. 


엄마는 말을 지지리도 듣지 않는 아이를 동물원에 팔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지만, 

변함없이 밤만 되면 잠든 아이의 곁으로 와 노래를 부른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들이 더 자라 어른이 되어 독립을 했을 때라도, 


때때로 엄마는 맛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아들 집으로 찾아가곤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멋진 어른으로 성장한 아들을 안아보며, 노래를 부른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들이 자라는 만큼, 어머니는 점점, 점점... 나이 들어간다. 

이제 아들에게 갈 수 있는 힘마저 없이 누워있는 엄마에게 아들이 찾아온다. 


그런 어머니를 아들은 감싸 안는다. 

어머니가 늘 불러주었던 것처럼 

천천히 노래를 부른다.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태어나 가장 처음 관계 맺는 대상, 엄마 

그 엄마가 반복적으로 주는 메시지는 아이의 마음에 심어져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너무 힘들 땐 이 원숭이 같은 녀석을 동물원에 버려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향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한숨을 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매일 밤,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또 사랑에 빠진다.  


어떤 하루를 보냈더라도 매일 밤, 엄마가 주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받은 아이의 마음엔 무엇이 심어질까? 



나는 소중하다. 

내가 힘들고, 무너지고, 어려울 때라도 다 괜찮다. 

내겐 끝까지 나를 믿고 사랑해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게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 한 사람은 나를 변함없이 알아주고 아껴줄 테니까. 



이 한결같은 메시지가 심어진 인생은 어떨까, 

거칠고 힘든 인생의 바람 앞에 사정없이 흔들릴 때에도, 결코 부러지지 않는 어떠함이 있지 않을까.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순간에도 엄마가 준 메시지를 기억하며, 

이만하면 괜찮은 삶을 기꺼이 살아나가보지 않을까.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에서 시작된 "나"와 "난 별로 쓸모가 없어"에서 시작된 "나"의 삶의 모습은 분명 다르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는 단연 엄마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또 내게 전해줄 고마운 마음일 터다. 





현실은..

아이가 커갈수록, 짜증도 함께 커져만 간다. 

내 마음먹은 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이른 아침에 더 자고 싶은데 자꾸 나를 깨우면, 

해야 할 것이 많은데 잠들지 않으면, 

밥 먹을 시간에 자꾸 생떼를 부리면...

그렇게 화가 난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한 느낌이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내가 이 아이에게 품은 기대도 자라나니까 

예전에는 정말 고마워했던 부분도 이젠 당연시하게 되며, 그냥 넘길 때가 더 많아진다. 

아이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감사한 것인데..

이토록 빨리 흘러가는 시간 속, 그저 사랑만 해도 모자랄 텐데..

하루를 뒤돌아보면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또 혼자 정신없이 바빴는지 모르겠다. 

좀 덜먹을 수도 있는 거고, 좀 덜 잘 수도 있는 거고, 좀 생떼를 더 심하게 부릴 수도 있는 건데..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아이와 함께 하는 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화가 났을 때라도 아이가 엄마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준다면 기쁘게 그 손을 잡아 화해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가 하는 작은 노력들을 지나치지 않고 고맙다고 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떠한 순간에도 "괜찮아, 사랑해!"라고 믿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훌륭하진 않아도, 완벽하진 않아도 내 아이에게만큼은 

충분히 괜찮은 엄마 

행복아, 복댕아 

엄마가 언제까지나 너희들을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엄마가 너희들을 믿어줄게 

차곡차곡 쌓인 이 고백들이 너희들의 마음에 굳게 심어져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자라나길, 

사랑해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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